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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국회 인식조사)법안 소통, 여당이 더 적극적이었다
(뉴스토마토-서울대/피츠버그대 공동기획)⑤새누리, 정부 뒷받침에 충실…국회선진화법도 소통 촉진
2016-03-09 07:00:00 2016-03-09 07:00:00
여당 의원들은 법안 통과를 위해 소속 당 의원과는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을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여당에 비해 소통과 협력이 부족했다. 정부 뜻을 뒷받침하는 여당의 역할을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여당의 의원발의 입법안 가결률은 야당의 가결률보다 1.6배 더 높았다.
 
취재팀이 19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발의했거나 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소속 정당 의원들과 얼마나 소통했는지'를 물은 결과, 해당 문항에 응답한 의원 155명은 평균 6.25점을 줬다. 평가는 0점부터 10점까지 스스로 점수를 주도록 했으며, 10점에 가까울수록 소통이 활발함을 의미한다. 
 
또 '발의했거나 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다른 정당 의원들과 얼마나 소통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155명이 평균 5.43점을 줬다. 법안 통과를 위해 비록 소속 정당이 아니더라도 다른 당 의원과 교류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합종연횡도 한다는 뜻이다. 다만 자당 소속 의원들과의 소통에 비해 타당 의원들과의 소통 정도가 약해 여야 간 벽이 있음을 입증했다.
 
정당별로는 결이 다소 달랐다. 새누리당(108명)은 '법안 통과를 위해 자기 당 의원과 소통한다'에 6.37점, '법안 통과를 위해 다른 당 의원과 소통한다'에 5.68점을 줘, 모두 평균을 웃돌았다. 정부 기조에 뒷받침함과 동시에 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본회의 상정이 어려운 국회선진화법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47명)은 각각 5.98점과 4.87점만 매겨,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야 3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 다른 당 의원과 소통한다'에 중간값(5.0점)보다 낮은 4점대 점수를 책정했다. 법안 통과를 위해 사실상 여당과 거의 협조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는 19대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각 당의 법안 가결률에서도 확인된다. 취재팀이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19대 국회에서 정부입법을 제외한 의원발의 입법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3월6일 기준으로 새누리당의 의원발의 법안 가결률은 8.24%(6337건 중 522건)로 집계됐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5.98%(7961건 중 476건)과 정의당 1.22%(246건 중 3건)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발의 법안 수가 6337건, 더불어민주당은 7961건임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야당은 법안을 제출해 놓고도 본회의를 통과시키는 데는 의석수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157석으로, 국회 과반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임채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법안 발의와 가결 건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여당 의원이 스스로 발의했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동료 의원의 법안을 가결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당 내외 의원들과의 소통에 나서는 것은 여당의 높은 법안 가결률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양새를 취하지만 이는 비쟁점 법안에만 한정된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임성호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의원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소속 당이든 다른 당이든 소통을 많이 한다고 분석됐지만, 사실 이는 비쟁점 법안에서만 유효할 것"이라며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들이 통과되는 과정을 보면 소통과 협력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19대 국회의 민낯이다.
 
김기성·최병호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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