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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사건' 범인 검거 역장, 이번엔 여승객 목숨 구했다
주변 시민 도움 받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실시
2016-03-21 11:16:13 2016-03-21 11:16:31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지하철역 승강장에 쓰러진 여성이 역장과 시민들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목숨을 구했다.
 
21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8시경 7호선 숭실대입구역 승강장 의자에 앉아있던 30대 여성 A씨가 갑자기 의자에 쓰러졌다.
 
다행히 오전 출근 시간에 승강장 근무 중이던 김영구(57) 역장이 곧바로 바닥에 쓰러진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발견 당시 A씨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맥박도 약한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김 역장은 A씨가 여성인데다 상의를 제거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를 지켜보던 숭객 나미(52·여)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곧바로 나 씨는 A씨가 입고 있던 상의를 느슨하게 풀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주변의 또 다른 승객 1명은 쓰러진 여성의 다리를 주물렀다. 그 사이 김 역장은 소방서에 연락해 상황을 전달했고 구급대원이 지시하는 데로 응급처지 방법을 주변 시민에게 전달했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2~3분정도가 지나 승객은 의식을 되찾았고, 119구급대와 함께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해 사고 당일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김 역장에게 음료수를 전달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숭실대입구역 직원들은 현장에서 도움을 줬던 나 씨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차(茶)를 선물했다.
 
나 씨는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이 쓰러져서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TV나 전동차에서 봤던 심폐소생술 안내 동영상을 유심히 봤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역장은 “지난 2월 응급의료교육에서 심정지 환자는 반드시 병원에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교육받은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역장은 지난 2011년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에서 발생한 ‘묻지 마 흉기 난동사건’에서 부상을 무릅쓰고 맨손으로 흉기를 든 괴한을 제압해 국가 의상자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장에서 쓰러진 승객을 구한 김영구 역장(왼쪽)과 시민 나미씨. 사진/서울도시철도공사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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