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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화가처럼 기억하고 비평가처럼 이해하라
독서 이상의 효과 얻는 우리 아이 독서법
2016-04-26 09:00:00 2016-04-26 09:27:19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독서는 우리 삶에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가히 절대적이다. 상상력과 어휘력이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또 다양한 간접경험을 쌓도록 도와준다. 독서만큼 중요한 것이 독서 방법이다. 책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이 탐정, 화가, 영화배우, 군인, 수학자가 된 것처럼 상상하며 읽으면 책에 더 몰입하게 된다. 또 한 권의 책을 다양한 관점에서 읽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이해력도 늘게 된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의 도움을 받아 화가, 비평가, 변호사, 의사처럼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을 읽을 때 문자를 이미지와 영상으로 바꾸면 아주 재미있는 독서가 된다.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이 간편하게 훨씬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문자의 내용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바꾸는 것을 ‘화가처럼 읽기’라고 말한다. 화가처럼 읽기는 연상 작용을 활용한 기억법이다. 이미지로 전환된 기억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 평전을 예를 들어보자. 이순신 장군이 일본 함대를 학의 전법으로 유인해 격파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아이들에게 ‘학의 전법’이라고만 하면 나중에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학이 날개를 펴고 일본 함대가 들어오도록 유인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게 하면, 그런 체험을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기억을 잘하게 된다.
 
그러나 책 속에 나온 장면을 머릿속에 단순히 그려본다고 해서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상상력의 차이에 따라 효과도 비례한다. 즉 생생하게 상상하느냐, 희미하게 상상하느냐에 따라 기억의 강도, 기억의 내용, 망각의 속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화가처럼 읽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길러야 한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다 믿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 속에 옳은 지식이나 생각이 담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잘못 알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할 수도 있다. 또 국가와 시대와 종교, 풍습에 따라 옳고 그른 것도 다르기 때문에 비판하며 읽기는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
 
비평가처럼 비판하며 읽기는 모든 종류의 글에 필요하지만 논설문, 선전문, 광고문 등을 읽을 때에 더욱 필요하다. 또, 영화, 게임, 인터넷 게시판을 읽을 때에도 필요하다. 매스컴과 각종 읽기자료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비판해 보고 바른 판단을 내림으로써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거나 속는 일이 없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의 대화이다. 저자가 혼자서 책 한권을 말해 놓은 것을 독자가 읽는 것이지만, 최후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독자다.
 
비판하며 읽기는 우리를 올바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이르게 하는 읽기활동이다. 인간에게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면 판단력이 부족하여 남의 말에 무조건 따르기만 하는 주관이 없는 사람이 되든가, 아니면 남의 말에 무조건 반대만 하는 편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비판적 읽기를 습관화하며 살아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학생처럼 추측하며 읽기는 글에 나타나 있는 어떤 단서를 보고 글에는 문자화 돼 있지 않은 의미를 찾아내는 읽기 활동이다. 설명문을 제외한 글에는 문자로 표현되지 않은 뜻이 담겨있어서 문자화 되지 않은 의미를 읽어내는 활동이 필요하게 된다. 추측하며 읽기를 잘하려면 궁금증을 갖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링컨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궁금증 없이 읽을 때 독자가 얻는 것은 단순한 사실 뿐이다. 그러나 추측하며 읽는 독자는 당시 링컨 대통령이 처함 상황을 따져보고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런 말로 보아 링컨은 어떤 대통령이었을까?’ 등을 추측한다면 그 독자는 그냥 읽은 사람보다 글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추측하기’는 자신의 두뇌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생각의 탱크인 두뇌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생각에 들어간다, 추측이 일어날 때 생각의 창고가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반대로 질문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의 창고가 잠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추측하며 읽기를 할 때에는 앞뒤를 읽어보고 무슨 맥락인지 알아내는 방법이 있고, 사회적 분위기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된 말인지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글의 앞뒤를 따져보면 잘 이해되지 않는 글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추측하며 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왜? 그래서?’와 같이 질문해 보기, ‘만약에, 반대라면’과 같이 뒤집어 생각해 보기,‘결과는? 미래에는?’과 같이 예측해 보기 활동도 필요하다.
 
변호사처럼 읽기란 작품을 읽으면서 자기가 선택한 인물의 변호사가 되어보는 읽기 방법이다. 우리가 책 속에서 만나는 주인공들은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또 그 문제를 풀고 성공으로 나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작가란 언제나 주인공의 편이다. 그래서 주인공을 위해서 변명하고 주인공을 위하여 작품을 이끌어 간다. 변호사처럼 읽기란 예를 들면 '흥부 놀부'를 읽을 때 흥부가 아닌 놀부의 변호를 맡는 읽기 방법이다. 그러자면 작가의 두뇌와 독자의 두뇌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게 된다. 이런 읽기는 독자의 두뇌를 논리적으로 만들어 문제해결력을 길러준다. 그러나 모든 작품을 변호사의 시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인 두뇌를 기르고 싶어질 때에 이런 방식으로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우리 몸의 뼈대가 보인다. 큰 뼈를 중심으로 작은 뼈들이 이어진 모습을. 의사는 그 필름을 걸어놓고 환자에게 설명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책 속에도 뼈대가 있다. 앞표지와 뒷표지 사이에 골격이 숨어있다. 우리의 알몸이 뼈대 위에 살이 붙어있고 피부가 있는 것처럼 책도 알몸의 골격 위에 문장이라는 의상을 걸치고 독자 앞에 나타난다. 사람이 책을 읽을 때 내부에 숨어있는 골격을 찾아야만 완벽한 독서가 될 수 있다. 책의 골격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엑스선과 같이 투시할 수 있는 눈으로 책을 읽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분석적 독서이다.
 
또 우리가 읽는 책 속에는 한마디나 한 문장으로 뭉뚱그려 간단하게 이해할 수 없는 글의 종류가 있다. 설명문이나 역사물과 같이 사실에 근거한 지식의 책들은 하나의 주제나 하나의 논지로 묶여 있지는 않다. 낱낱의 지식이나 사실들이 어떠한 구조 속에 통일체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분석적 사고란 언뜻 보기에는 하나처럼 통일돼 보이는 개념이나 사물을 그 속성이나 요소로 분해하여 이해하는 생각의 한 방법이다. 따라서 이런 글들은 의사처럼 분석적 사고를 동원해 부분과 부분의 관계, 단어와 단어의 관계, 글의 짜임을 분석해 볼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2016 세계 책의 날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제9회 책 나누기 행복 더하기 행사에서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과 책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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