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6시간 흡입시 치사율 20%"
시험쥐 40마리 중 8마리 폐사…피해자 모임은 법인화 추진
2016-05-22 16:09:46 2016-05-22 16:09:46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단 6시간만 흡입해도 치사율이 20%에 이르는 등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입수해 22일 공개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SPF-F344 랫드(시험쥐)를 이용한 Skybio1125(PHMG 25%)의 급성흡입독성시험’ 보고서에 따르면 시험쥐에게 ‘1회 6시간’에 걸쳐 옥시 가습기의 주성분(PHMG)을 노출시킨 결과 40마리 중 8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의 경우 노출 후 12일째 2마리, 14일째 1마리, 암컷의 경우 노출 후 4일째 1마리, 8일째 2마리, 9일째 1마리, 10일째 1마리가 폐사했다. PHMG에 노출된지 2주 내에 전체 시험쥐의 20%가 폐사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험쥐는 PHMG에 노출된 이후 폐사할 때까지 사료를 전혀 섭취하지 않았고 불규칙한 호흡을 보였다고 한다. 폐강 내 충혈, 세기관지 섬모상피 손상, 염증세포 침윤도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농도군과 중농도군, 고농도군, 대조군(PHMG를 노출시키지 않은 경우)로 나눠 각각 10마리의 시험쥐를 대상으로 추가 시험에 들어갔다. 저농도군에서 고농도군으로 갈수록 PHMG의 비중을 높였다. 이 가운데 고농도군에서 시험쥐 10마리 중 8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자들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를 많이 쓸수록 더 깨끗해진다는 생각에 정량 이상을 사용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고농도군에서의 치사율 80%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는 게 백 의원의 말이다.
 
백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로 기업에 공산품의 자율인증을 맡긴 점이 현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7년 산업부의 공산품 관리 백태를 보면 한숨이 나올 뿐이다.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자율인증을 주는 제품이 있고 안 주는 제품이 있는 등 엉망진창”이라며 “공산품에 대한 전반적인 품질관리·국민안전·소비자 피해에 대한 인식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 이것이 대형 피해의 단초가 되었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피해 보상 활동을 체계화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할 목적으로 피해자 모임의 법인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야에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과 국회 청문회 개최, 특위 설치 등을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오리발 내밀기, 조작된 증거 제시하기 등으로 문제를 대충 마무리한 옥시가 이젠 생색내기를 시작했다”며 “옥시 불매운동을 범국민, 전국적으로 퍼뜨려 살인기업을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참석자들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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