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고 물에 젖고'…상반기 손상화폐 1조5000억원

대체 비용만 219억원…1만원권 손상이 가장 많아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올해 상반기 불에 타거나 물에 젖는 등 화폐기능을 상실해 폐기한 화폐가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규모'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전기보다 1463억원(8.8%) 감소한 1조5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상된 화폐를 새 화폐로 바꾸는 데에는 모두 219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폐기한 손상화폐 중에서는 1만원권이 1조234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만원권 비중은 전체의 81.3%(폐기액 기준)에 달했다. 이어 1000원권이 995억원(6.6%), 5000원권 955억원(6.3%), 5만원권 844억원(5.6%) 순으로 나타났다. 

 

주화는 100원화가 가장 많이 폐기됐다. 100원화는 총 4억원으로 전체 주화 폐기액의 49.4%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500원화 3억원(37.0%), 50원화 7000만원(8.4%), 10원화 5000만원(5.2%) 순이었다. 

 

은행권 화폐의 주요 손상사유로는 화재가 가장 많았다. 불에 탄 경우는 652건(3억9300만원)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했다. 이어 습기 및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한 경우가 989건(3억4800만원·38.0%), 기름 등이 묻어 오염된 경우가 72건(8200만원·9.0%), 칼질 등으로 조각난 경우가 438건(4600만원·5.1%)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일반인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에서 손상된 화폐를 바꿔간 규모는 9억1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보다 1억800만원(13.4%) 늘어난 규모다.

 

실제 일반인이 한은 창구에서 교환을 의뢰한 손상화폐의 액면금액은 9억6600만원이었지만 교환받은 금액은 9억1600만원에 그쳤다. 나머지 교환의뢰 금액 5100만원은 반액 또는 무효 판정을 받아 액면 금액대로 교환받지 못했다. 

 

한은은 "앞·뒷면을 모두 갖춘 지폐의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3 이상이면 액면 금액 전액을 교환할 수 있지만, 5분의2 이상 4분의3 미만이면 반액만 교환할 수 있다"면서 "남은 면적이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화재로 불에 탄 5만원권 지폐의 모습 사진/한국은행

 

박진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