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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달동네 ‘산새마을’···주민이 직접 꾸미는 공동체 마을로 변신
주민 공동텃밭, 집수리 공동체 등 운영…대표적 서울형 도시재생모델
2016-07-26 16:30:31 2016-07-26 16:30:31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 은평구 신사2동 ‘산새마을’이 과거 저층주거지 모습을 벗어던지고 살기 좋은 공동체 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은평구 주민과 함께 진행해 온 ‘산새마을 만들기’ 사업을 약 3년 만에 마무리한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12년 산새마을을 시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총 27억 3700만원을 투입했다. 서울 봉산 아래 위치한 산새마을은 지은 지 20년이 넘는 주택이 80%를 자치하고 저소득층·고령화 비율이 높은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로 꼽혀왔다. 시는 이 지역에 차도·보도와 계단 등을 정비하고, 주민공동시설, 마을쉼터 등을 조성했다. 또 장기적으로 사유지 환경개선을 위해 그린존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은 30년간 방치됐던 도축장과 폐가, 폐기물 적치장 등을 정비해 1600㎡ 규모의 ‘마을 공동텃밭’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농사에 참여하는 한편 수확물 일부는 인근 복지센터 등에 지원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산새마을 인근을 청소한 주민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화요밥상’이란 이름으로 식사를 대접한다. 평생을 아현동에서 살다 6년 전 산새마을로 이사를 왔다는 현성원(67)씨는 “오랫동안 살던 동네를 떠나 올 때는 많이 아쉬웠지만 지금은 산새마을로 이사 오길 잘했다”며 현재 생활에 만족스러워했다. 
 
26일 오전 서울 은평구 산새마을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마을 공동텃밭에서 방울토마토를 따다가 최복순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지난해 10월 문을 연 ‘산새둥지’는 마을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중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민들은 1층을 북카페와 공동육아방, 2층은 지역 청소년을 위한 독서실, 3층은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새마을 주민들은 오래된 집을 직접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집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 공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사범위와 공사비 등 집수리와 관련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상담해주는 ‘집수리 닥터단’을 운영 중이다. 
 
지역 주민들은 간단한 집수리정도는 ‘집수리 아카데미’ 등을 통해 배우고 있다. 단열이나 도장 같이 도움이 필요한 공사는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를 꾸려 함께 작업한다. ‘집수리 아카데미’ 심화과정에 참여 중인 김정호(53)씨는 “일반 가정주택에 거주하는 데, 교육을 받으면서 틈틈이 집을 고치고 있다”며 “아무래도 직접 하다 보니 인건비가 절감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민들은 ‘산새둥지’ 뒤편에서 교육공간으로 활용 중인 노후주택 수리를 마치면 그 공간을 '집수리 지원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집수리에 필요한 전동드릴, 공구세트 등 각종 장비는 산새둥지에서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이와 함께 산새마을은 내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62.52㎡ 규모의 '두레주택' 착공을 준비 중이다. '두레주택'은 도시재생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청년 활동가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된다. 
 
이날 산새마을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민들과 함께 공동텃밭에서 채소와 야채 등을 수확하고, 집수리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이후 산세둥지를 둘러보고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산새마을 주변에 구립어린이집과 노인정을 건립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미 시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를 짓기로 약속했다”며 “구에서 먼저 부지를 확보하고 건의한다면 시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노인정 역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산새마을과 주거환경관리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신사동 200~237번지 중간쯤에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6일 산새마을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산새둥지’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지역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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