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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윤제문, 비극의 중심 '무서운' 악역 둘
2016-08-01 14:48:36 2016-08-01 14:48:36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흔히 "악역이 떠야 극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다드라마나 영화에서 악역의 위치와 비중이 더욱 중요해졌다악역은 작품 스토리의 갈등을 유발하고메시지 면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발발한 현실의 갈증을 대변하기도 한다감독들은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주인공만큼 악역을 심히 고심한다따라서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악역을 맡는다.
 
악역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내면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다영화 '베테랑'의 유아인을 비롯해, SBS 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의 남궁민, KBS2 '국수의 신조재현 등이 최근 악역 연기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앞서서는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가 악역 연기로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여름에도 '무서운악역 연기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두 배우가 있다영화 '부산행'의 김의성, '덕혜옹주'의 윤제문이다.
 
영화 '부산행' 김의성 스틸컷. 사진/NEW
 
먼저 8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의 김의성은 올해 최고의 '욕받이'로 떠올랐다김의성이 연기한 용석은 버스회사 사장으로 극한의 공포 앞에서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 없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물이다좀비 떼가 득실거리는 기차 안에서 생존자들을 두고 가자고 주장하는가 하면다른 칸에서 힘겹게 넘어온 생존자들이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며 내쫓는 인물이다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데 거리낌이 없는 등 '절대 악'에 가까운 행동을 일삼는다.
 
그의 연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분노하고 있다김의성은 자신의 SNS에 "용석 때문에 짜증난 분들은 여기에 말을 해달라"는 글을 남겼고,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글에 대한 반응을 보였다이는 그만큼 김의성이 보여준 연기가 훌륭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용석은 성장 논리로 살아온 한 인물의 몰락을 직접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라며 "김의성은 캐릭터 그 자체였다처음 생각했던 이미지를 그대로 흡수해 100% 이상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영화 '덕혜옹주' 윤제문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제문은 개봉을 앞둔 영화 '덕혜옹주'를 통해 또 한 번 최고의 연기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덕혜옹주의 일대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윤제문은 친일파 한택수를 연기한다한택수는 이덕혜(김소현·손예진 분)가 삶을 살아오는 내내 지근거리에서 그를 감시하고괴롭히는 인물이다가상의 인물로 친일파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여리고 힘이 없는 덕혜를 괴롭히며 잔인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이끌어낸다극 중에서 덕혜가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한택수의 악랄한 행동이 강렬한 만큼 덕혜에 대한 연민이 더욱 커진다윤제문의 연기는 덕혜를 연기한 손예진을 돋보이게 한다덕혜를 연기한 손예진이 최근 극찬을 받고 있는데이 배경에는 상대역이었던 윤제문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연극무대에서 갈고 닦은 내공을 바탕으로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윤제문은 '덕혜옹주'에서 악역 연기로 작품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함께 작업한 배우 박해일이 "윤제문의 악역 연기는 최고였다그의 연기를 보러 와달라"고 할 정도로 윤제문의 연기는 탁월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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