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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시장서 지방 저축은행 추락…당국 영업구역 규제 탓
DH·유니온 등 지방 저축은행 매각 잇따라 무산
당국 "인수합병 통한 영업 확대는 지역 금융기관 본질 흐려"
2016-12-11 12:00:00 2016-12-11 12:00:00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저축은행들의 매각작업이 영업구역을 확대할 수 없게 하는 저축은행업법 상 지역주의 원칙 때문에 발목 잡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저축은행은 허용된 지역 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해 금융당국이 인수합병을 통한 영업구역 확대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DH, 유니온저축은행 등 지방 저축은행들의 매각작업이 무산된 반면 TS, 현대저축은행 등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매각에 성공하거나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DH저축은행은 현재 JT친애·JT저축은행을 운영 중인 J트러스트가 인수의사를 내비치며 매각작업을 진행했으나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매각이 진행되면 당국과 기업 간 사전협의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DH저축은행의 매각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J트러스트가 JT친애, JT저축은행을 운영 중인데 DH저축은행까지 인수할 경우 경남권으로 영업구역이 확대 돼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역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규모를 키우는 영업구역 확대를 제한하고 건전한 지역영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대주주가 저축은행 영업을 확장하기 위해 다른 저축은행을 인수하려고 하는 부분이 문제"라며 "건전한 대주주가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대해선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규제로 규모가 작은 지방 저축은행들은 지역 영업 한계로 인수합병 시장에서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들의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수도권과 비교해 규모가 작은 지방 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하려는 인수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유니온저축은행도 핫텍(015540)이 지난해 10월 12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공시했지만 10개월 간 답보상태를 유지해오다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이 성장세를 보이며 가치가 올라가고 있지만 지방에 위치한 중소형 저축은행만 인수해 운영에 선뜻 나서려는 인수자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방저축은행들과 달리 수도권 지역 저축은행들은 메리트 높은 매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앞서 TS저축은행은 키움증권(039490)에 인수됐고 KB금융에 인수 된 후 수도권 영업구역 중복의 이유로 다시 나온 현대저축은행도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TS의 경우 키움증권이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인수했지만 통상적으로 동일한 영업구역 내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없어 특이한 사례"라며 "수도권 대형저축은행도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방 저축은행만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의 매각작업이 금융당국의 지역주의 원칙에 의한 영업규제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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