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화장품, 사드 결정 불이익 현실화
춘절 앞두고 전세기 운항 금지…대책 없어 '발만 동동'
입력 : 2017-01-03 18:27:15 수정 : 2017-01-03 18:27:15
[뉴스토마토 이성수·원수경기자] 중국 춘절(1월28일~2월3일)을 앞두고 국내 유통·화장품업계가 중국인 관광객(유커) 특수를 잃을 위기에 빠졌다. 해외여행에 나서는 유커들이 대거 한국으로 몰리는 이른바 '대목' 시즌이지만 우리 정부의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잇단 보복 조치로 유커 유입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월 한국행 전세기 운항에 대해 모두 불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전세기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한국으로 유치했던 국내 유통업계로써는 큰 타격이 불가피 하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지속되는 중국 정부의 무역·관광보복에 버티던 국내 유통업계는 이번 조치로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이렇다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숨만 쉬는 처지다.   
 
지난해 말 사드 배치 지역이 확정된 후 부지 소유자인 롯데가 강도높은 세무조사와 소방점검을 받는 등 의도가 보이는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 또한 중국 세관은 지난해 11월 광군제 직후 한국발 의류 통관을 지연시킨 바 있고, 한류스타의 중국 공연과 드라마 출연을 사실상 불허해 국내 패션·뷰티업계의 스타마케팅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090430) 라네즈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 PPL 효과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이 앞으로 재연되기 힘들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매출과 관광객 판매액에 영향을 받는 엘엔피코스메틱(메디힐), 한불화장품, 클레어스코리아, 인터코스 등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일부 화장품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미 사드 배치 결정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국내 입국 중국인 수는 급격한 감소세를 띄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91만명에 달하던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해 11월 52만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가장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이는 면세점업계는 당장 어찌 손 쓸일이 없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한령이나 전세기 운항 불허 등 불안요소가 많고 중국인 입국객이 감소하는 추세가 보이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며 월드타워점 재개장 이후 월드타워와의 연계를 통한 관광자원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원론적 대답만을 내놓았다. 
 
신세계(004170)면세점은 "이 기회에 일본이나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범아시아 지역 시장을 개척해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펼치거나 중국인 개별관광객을 공략해 면세점을 '명소화'시키는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에도 이번 조치로 인한 막심한 피해가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051900) 등 대기업의 경우 면세점 매출 비중이 각각 25%, 16% 수준이며 중국 매출 기여도는 19%, 8% 정도다. 메디힐이나 카버코리아(A.H.C) 등 최근 급성장한 화장품 기업 중에서는 중국 매출이 50%를 상회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일련의 사드 보복 조치와 관련해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문제도 아니고 기업 차원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내에 들어오는 고객이 더 줄어드는 만큼 현지 유통망과 영업망을 강화하고 중국 이외의 다른 시장을 찾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성수, 원수경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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