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재벌 개혁' 외치는 국회
대선 민심 선점, 새누리 까지 가세…"기업 다 죽는다" 반론도
입력 : 2017-01-11 17:04:59 수정 : 2017-01-11 17:04:5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여의도 여야 정치권이 대한민국 경제개혁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특히 재벌개혁이 조기 대선 정국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친대기업’ 기조가 강한 새누리당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차적으로 차기 대선 민심 선점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정경유착과 반복되는 대기업 3세들의 일탈로 인한 ‘반재벌 정서’의 광범위한 확산 등이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그러나 그 근본에는 끝을 모르고 치솟는 서민물가와 실업자 100만 돌파라는 역대 최악의 경제 상황이 있다. 기존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과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규제완화 위주의 ‘친재벌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공감대 확산에 무게가 실린다.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개혁입법추진단을 발족하고 정치·재벌·검찰·언론·민생 등 5개 분야에 총 21개 법안을 지정해 그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재벌개혁에는 ▲상법 개정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 ▲대규모 유통업 거래 공정화법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대리점 거래 공정화법 등 6개 법안이 선정됐다.
 
국민의당도 민주당과 유사한 내용의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안 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다음 주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재벌 3세 세습금지’를 공약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여야 대권주자들도 재벌개혁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사실상 첫 경제정책 공약으로 재벌개혁을 들고 나왔다. 문 전 대표는 10일 오후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3차 포럼 ‘재벌개혁,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의 기조발제에서 “재벌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도, 경제성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혁 ▲징벌적 손해배상제 ▲경제범죄 무관용 원칙 등을 공약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재벌해체’를 주장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도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권 내 주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역시 재벌개혁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간 재벌개혁에 소극적이었던 새누리당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 토론회’를 개최해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논의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10일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그동안 다소 소홀했다고 지적받는 대기업 관련 정책, 속칭 재벌의 반칙과 불공정 등에 과감히 접근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상생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와 ‘따뜻한 보수·깨끗한 보수’를 내세우는 바른정당은 정강정책(가안)에 경제정의를 내세워 재벌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과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에 기존 야당과 공조 가능성도 기대된다.
 
다만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실제 재벌개혁 법안 본회의 처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8대 대선에서 강력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걸었던 것을 감안하면 일단 범여권의 재벌개혁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또 새누리당 분당 사태로 범야권 의석수가 200석을 넘어서 이론상 여야 합의 없이 야권의 본회의 단독 처리도 가능하지만 재벌들의 집요한 반대에 여야 의원들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벌써부터 재계 관계자들은 복수의 언론들을 통해 “대내·외 경제위기에 정치권의 일방적인 개혁은 기업들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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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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