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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감도는 롯데…정상화까진 '산 넘어 산'
신 회장 기소 여부 미정…'오너리스크'로 악재
2017-04-10 17:02:20 2017-04-10 17:02:2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검찰의 특별 수사본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롯데그룹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측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주 안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출연금에 대한 대기업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측은 최씨가 요구한 돈을 SK가 주지 않아 뇌물 공여로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에 대한 기소 여부는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두 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하고, 지난해 3월 최씨의 요구로 70억원을 추가로 건넸다. 지난해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를 돌려받았지만 돈을 줬다는 점이 부각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는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7일 신동빈 롯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시 대화 내용과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재단 출연에 직접 관여한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도 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출연 경위 등을 추궁했다. 또 검찰은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가 출연금 등을 낸 뒤, 신규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게 아닌지를 조사했다.
 
특히 '뉴롯데'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발표한 뒤 사흘만에 이뤄진 검찰 소환이어서 그룹 내부 긴장감이 높아졌던만큼 검찰의 칼끝에 더 주목하고 있다.
 
롯데측의 기대에 검찰이 부응해 최악의 상황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신 회장과 롯데그룹 앞에는 여전히 악재와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선 최근 만천하에 드러난 형제의 난과 신격호 회장을 둘러싼 복잡한 가족사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등 싸늘한 여론을 감안해서라도 그룹 이미지 개선을 비롯한 내실 다지기 작업이 시급한 과제다.
 
여기에 신 회장의 잦은 부재와 출국금지 상황도 사드보복에 대한 중국 현지 사태 수습에 악재가 되고 있다. 
 
신 회장은 면세점 특혜 의혹과는 별도로 배임 혐의로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총수일가 공짜 급여 지급과 롯데 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롯데시네마 매장 운영권을 헐값으로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재판부는 4월 한 달간 매주 2번(월요일과 수요일)씩 공판을 열 예정인 가운데 신 회장은 이 재판에 모두 참석해야 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공판이 있는 날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만큼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법원 공판이 아침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신 회장은 재판이 있는 날은 별다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각 혐의별로 심리를 진행하고 있고 재판이 끝나려면, 최소 6개월 가량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 회장에 대한 형사 재판과 검찰 조사가 잇따르면서 롯데그룹도 여전히 초조한 분위기다. 그룹 총수가 법원과 검찰을 오가면서 사드 문제와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수 부재가 빈번해질 경우 그룹 5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내놓은 '질적 성장'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롯데가 신 회장의 거취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건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출국금지도 풀리지 않고 있고, 재판으로 매주 이틀은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어서 공백이 큰 상황"이라며 "임직원들도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하루빨리 현안들이 마무리 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롯데그룹 배임 관련' 4차 공판을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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