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단독)제네시스도 엔진 결함…무너진 품질제일주의
'전차군단' 삼성 이어 현대차마저 '품질' 논란
2017-04-17 14:13:01 2017-04-17 16:08:04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DH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품질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엔진에 구멍이 뚫리는 결함이 두 건이나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두 대의 차량 모두 최신형인 람다2 엔진이 장착됐다. 특히 한 대는 결함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어 안전성이 우려된다.  
 
17일 현대차와 제보자 등에 따르면, 제네시스 엔진에 구멍이 뚫리는 사건이 처음 발생한 건 지난 2015년 10월3일. DH380 차주는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에서 대구 방향으로 주행 도중 차에 이상을 느꼈다. 보닛 부근에서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나가질 않았다. 다행히 주변에 주행 중인 차량이 많지 않은 데다, 핸들 조향에는 이상이 없어 황급히 갓길로 이동해 정차했다. 신차 구입 50여일 만이다. 인근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점검한 결과 황당하게도 엔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사실이 드러났다.
 
제네시스 DH 380 엔진에 커다란 구멍이 뚤려 있다. 출처/보배드림
 
2016년 10월24일에는 제네시스 최신형 모델 G80 3.3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G80 차주는 신차를 인도받고 15km정도 시내주행을 한 뒤 차량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 보닛 안이 온통 기름 범벅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고객센터에 항의했고, 현대차 관계자가 직접 찾아와 차량을 살핀 뒤 서비스센터에 입고, 엔진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했다.
 
G80 엔진에도 구멍이 뚫렸다. 출처/보배드림
 
결함이 확인되자, 현대차 측은 피해를 입은 두 차주에게 ‘엔진 교환’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한 피해 차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당 내용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현대차는 해당 게시물과 관련한 비난 글이 이어지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문제의 차량 두 대 모두 신차로 교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0월7일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라온 제네시스 DH380 피해 차주의 글에는 댓글만 무려 90개가 달렸다. 현재 원본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출처/보배드림
 
현대차 자체 조사 결과, G80 차량의 경우 엔진 조립 단계에서 볼트가 엔진 안으로 들어가 운행 도중 해당 볼트가 엔진을 뚫고 나왔다고 한다. DH380에서 발생한 엔진 파손은 1년6개월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두 모델은 국내에서만 각각 3만1422대(2016년8월~2017년3월), 9만9048대(2013년12월~2016년8월) 팔린 현대차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단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G80의 경우 공정상의 중대 실수로, 품질을 최우선하는 현대차의 브랜드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DH380의 경우 2016년 8월 부분변경모델 G80으로 업그레이드됐지만 사실상 단일 모델이며,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글로벌 신뢰도가 추락한 데 이어 전차군단의 한 축인 현대차마저 프리미엄 세단에서 품질 결함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2016년 10월 26일 '보배드림'에 올라온 제네시스 G80 피해 차주의 글에는 62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출처/보배드림
 
그럼에도 현대차 측은 문제 발생 차량이 2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단품 불량’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문제가 된 세타2 엔진 사례들과 달리 이번 건은 일회성"이라며 별도의 리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G80 사례에 대해서는 작업자 교육 문제로 치부했으며 "DH 380은 현재 연구소에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노후 엔진의 기계적인 문제나 계속되는 노킹 등으로 엔진이 파손되는 사례는 간혹 있지만, 신차 엔진에 구멍이 뚫리는 건 흔치 않다. 엔진에 구멍이 나면 연료와 오일류가 밖으로 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 엔진에 구멍이 뚫리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당국의 조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