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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리플레이션 시대에 주목받는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유의점은
"미국 경제, 지나친 낙관은 위험"…"미국 외 지역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유효"
2017-04-21 08:00:00 2017-04-21 08:00:00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리플레이션(reflation)' 시대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가 최근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기업 부도 위험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 속에 고위험 채권이 미국 금리 인상 시기의 유망 투자처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행력이 의구심을 자아내면서 섣부른 경제 회복 전망은 위험하다는 목소리 또한 덩달아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리플레이션이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아직은 심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통화재팽창이라고도 한다. 최근의 리플레이션 기대감은 미국으로부터 새어나왔다.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 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부터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이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일명 정크본드(junk bond)라 불리는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투기등급 또는 투자부적격 등급을 지닌다. 최근 경제 회복으로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감소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반 회사채보다는 하이일드 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11월까지 하이일드 자금 순유입액은 61억달러였지만 대선 이후 올해 2월까지 순유입액은 161억달러에 달해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발행과 수요가 대폭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발 리플레이션 시대 도래, 믿어도 될까
 
하지만 최근 트럼프 케어가 철회되고, 시리아 및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리플레이션 시대의 본격 도래에 대한 의구심 또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가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추가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하이일드 채권은 기준금리보다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가 낮을 때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의 대표적 상품으로 꼽히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미국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 A’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14.46%였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6% 수준에 머물렀다. AB자산운용의 ‘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C-w 역시 최근 1년 수익률은 14.21%였지만 연초 이후로는 3.19%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유입 자금 규모는 지난 14일 기준 1조3092억원으로 연초 이후 2.40%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수연 연구원은 "지난해 2월을 저점으로 글로벌 경제의 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경기 확장은 급락했던 유가의 반등으로 인한 리플레이션의 성격이 강하다"며 "현재 횡보하고 있는 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유가의 전년 대비 상승세가 마무리될 것이고, 유가 외에 경기 개선을 이끌 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외 지역,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가능성은 여전
 
상황이 여의치는 않지만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재정 확장 정책의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유효하고, 달리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만큼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공산이 크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해외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평균 만기 수익률이 5~7%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오히려 투자의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상황) 기간이 될 수 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는 개선되고 물가 상승 압력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 있어 적절한 균형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외에 중국을 비롯한 다수의 신흥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랠리에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미국 외 지역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수정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국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에서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중국의 하이얼 공장에서 노동자가 에어콘 조립라인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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