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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 분할 주주총회 D-1…노조는 '조건부 반대'
2017-06-14 17:08:44 2017-06-14 17:15:22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화테크윈 노조가 사업부 분할 승인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조건부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4개 법인으로 분할을 마친 뒤 인적 구조조정이나 법인 매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총에서 경영진의 확답을 받겠다는 의도다.  
 
14일 양대 노조에 따르면, 지회는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사업부 분할에 대한 조건부 반대 의견을 밝힐 계획이다. 한화테크윈에는 민주노총 한화테크윈지회(지회)와 한화테크윈노조(노조)가 설립, 복수노조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이날 주총은 지난 4월27일 이사회가 결정한 사업부 분할 계획 승인 여부를 안건으로 다룬다.
 
한화테크윈은 독립법인을 통해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경영진 판단에 따라 사업부 분할을 추진했다. 방산은 한화다이나믹스(가칭), 에너지장비는 한화파워시스템(가칭), 산업용장비는 한화정밀기계(가칭)로 독립한다. 항공엔진과 시큐리티는 한화테크윈에 남는다. 다음달 1일까지 4개 법인 체제로 구조개편을 마칠 계획이다. 
 
노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창원사업장에서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사업부 분할에 따른 고용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주총 전날까지 8차례 만나 접점 찾기를 시도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양대 노조는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과 2015년 노사가 체결한 '고용안정 및 처우보장 합의서'의 유효기간을 4년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사는 같은 해 한화그룹에 매각될 당시 5년 동안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고, 근로조건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매각 종결 당시(2015년)의 임금 및 복리후생 등 처우수준을 보장한다는 조항도 합의서에 담겼다. 
 
합의서의 유효기간이 2020년 만료되는 만큼 노조는 4년을 연장해 고용안정과 처우를 보장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합의서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8차례 이어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노사가 합의한 사항은 시외로 사업장을 이전하지 않기로 한 것에 그쳤다. 고용안정과 관련해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추가 합병 가능성도 우려된다.
 
 
지회 관계자는 "산업용장비를 생산하는 한화정밀기계를 한화테크엠과 합병하는 방안이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번 분할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합병의 시작일 수 있어 인적 구조조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고 말했다. 한화테크엠은 공작기계, 산업용기계, 항공기부품을 생산한다. 이에 대해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법인 분할 이후) 추가 합병과 매각 계획은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
 
양대 노조는 지난달부터 고용안정을 목표로 힘을 모으고 있지만 사업부 분할을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노조가 분할 반대를 위해 파업 등 쟁의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교섭 대표노조가 정해지지 않아 양대 노조 모두 쟁의권이 없는 상태다. 쟁의행위에 나설 경우 불법으로 간주돼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주총을 통해 분할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 외에는 노조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지회 간부와 조합원 수명이 주총에 참석해 분할에 대한 우려 또는 반대 발언을 할 계획이다. 주총장 점거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지회 관계자는 "주총에 참석해 사업부 분할이 향후 구조조정이나 매각으로 연결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계획"이라며 "1000주가 있든 1주가 있든 회사의 주주인 만큼 주주로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방안을 경영진에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현 한화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이 2015년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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