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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서 설자리 잃은 중견·중소 게임사 '위기'
매출 20위권 게임 3N과 외산 차지…중소게임사 퍼블리싱·투자 위축
2017-12-06 06:00:00 2017-12-06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모바일게임시장에서 국내 중견·중소 게임사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대작 위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데다 중국과 일본 등 대형 개발사의 인기작들이 국내에 잇따라 상륙하면서 차츰 경쟁에서 밀려나는 분위기다.  
 
5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매출 상위 10위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소위 '3N'과 중국·일본 등 글로벌기업 게임이 순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출 1위부터 7위까지는 3N의 게임으로 순위를 메우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부터 넷마블의 '테라M', '리니지2 레볼루션', 넥슨의 '오버히트', '액스', 넷마블 '페이트 그랜드 오더', '모두의 마블' 등이 순차적으로 상위 순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4:33의 '삼국블레이드'(위)와 네오위즈의 '피망포커'(왼쪽 아래), 선데이토즈의 '애니팡3'. 사진/각사
 
20위권에는 3N들의 게임을 포함, 외산 게임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X.D 글로벌의 '소녀전선'(9위), 라인콩코리아의 '대항해의 길'(12위), ENP 게임즈의 '반지'(13위) 등 6종이 20위권에 올라있다. 
 
국내 대형 업체와 외산 게임이 매출 순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국내 중견, 중소 개발사들의 게임은 한참 뒤로 밀려나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네오위즈의 '피망포커'가 유일하게 8위에 올라있으며 컴투스 '서머너즈 워'(17위)가 20위권내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던 캐주얼 장르 게임들은 30~40위권대로 밀려났다. 
 
이처럼 국내 대형 업체들이 대작 위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데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개발사의 인기작들이 국내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모바일게임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대형 게임업체들은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과 IP(유명 지식재산권) 기반의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자금이 부족해서 마케팅을 쎄게 밀어붙일 역량이 부족한 중소업체에겐 악순환의 반복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인지도 높은 IP 확보가 흥행으로 이어지는 공식을 세운 대형사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기 IP를 확보해 마케팅을 펼치다보니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 게임사들의 작품은 인지도도 떨어지는데 더해 마케팅 역량도 부족해
시장에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중소 게임사들의 작품이 출시돼도 소비자에게 알려지는 것 조차 힘들 상황이다. 
 
또한 모바일게임으로 플랫폼 판도가 바뀌면서 퍼블리싱과 투자가 과거에 비해 더욱 위축됐다. PC온라인게임과 달리 기본 마켓 수수료 30%를 부담하는 시장 구조는 낮은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부 퍼블리싱을 진행하면 수익률이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퍼블리셔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외부 게임보다는 자체 개발 및 계열사 작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하다보니 중소 게임사의 기회는 더욱 줄어든다.
 
이런 요인으로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시행착오를 겪었고 결국 이들의 작품은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수년전 활발하게 진행되던 투자도 실패 사례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축소되는 상황이다.
 
중견게임업체 관계자는 "대형 퍼블리셔의 외면을 받은 중소 개발사들은 타격이 크다"며 "개발비나 인력이 대형사 대비 부족한 데다 마케팅 돈줄까지 끊기면서 신작 내놓기가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애써 만든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더라도 대형 게임사들의 마케팅 공세에 밀려 외면을 받기 십상"이라고 하소연 했다. 
 
퍼블리싱 사업을 축소한 대표적인 사례가 네시삼십삼분(4:33)이다. 4:33은 지난달 배급 사업을 축소하고 개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자체 및 자회사에서 개발한 게임만 직접 서비스하고, 외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중견, 중소 게임사들의 연이은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작 부재 여파로 게임업계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웹젠과 게임빌은 기존 게임 부진과 신작 부재로 각각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하락 및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우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해 317억의 영업손실 및 최근 사업 구조 변화에 따라 희망퇴직도 진행하고 있다. 웹젠은 올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은 35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63.6% 감소했다. 게임빌은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게임빌은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24억원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누적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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