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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인터넷·통신업계간 희비 교차
인터넷업계 "스타트업 의지 꺾어…인터넷 생태계 전반 위협"…통신업계, 정책 변화 내심 기대
2017-12-18 06:00:00 2017-12-18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폐지를 결정하면서 국내 통신 및 인터넷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당장 국내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기조이지만 해당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인터넷업계는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을 수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 비판하고 나섰다.
 
17일 IT(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FCC가 지난 14일 망 중립성 폐지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통신 및 인터넷사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FCC가 표결해 통과시킨 망 중립성 폐지안은 인터넷망사업자(ISP)가 이용자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망 중립성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원칙으로 천명한 사안으로 통신망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망에서 서비스하는 사업자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국내 인터넷업체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사진/네이버
 
망 중립성의 폐지에 따라 수혜를 입게되는 쪽은 망 사업자다. 망 사용자는 인터넷 사용자 혹은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달리 매길 수 있게 되면서 수익 증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인터넷기업은 앞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과도하게 발생할 경우 비용을 망 사업자에게 내야 할수도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 형태로 제시됐던 우리나라의 망중립성 원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정부는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이 폐기된다고 해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서 '제로레이팅(스폰서요금제)'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로레이팅은 게임·동영상 등 특정 서비스를 소비자의 데이터 차감 없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CC 결정은 망중립을 폐지하는 것이고 망차별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제로레이팅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인터넷업계는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이 그간 이루어온 인터넷기업들의 혁신과 향후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며 이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035720)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망중립성 원칙은 한국의 인터넷기업들이 성장하는데 기반이 되어 왔으며,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 돼야 한다"며 "차세대 인터넷 산업의 육성과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망중립성은 더 공고하게 유지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통신업계는 정책 변화에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매년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맞춰 통신망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이 필요하고 네트워크가 고도화할수록 서비스별로 더 빠르거나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등 차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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