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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드 카본’ 제작 넷플릭스 국내 영화 시장 체질 변화 신호탄?
장기적으로 투자·배급 수직계열화 국내 시장 변화 불가피
내달 2일 첫 선…안착까진 좀 더 두고봐야 지적도
2018-01-22 13:59:03 2018-01-22 13:59:0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세계 최대 동영상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향후 영화 배급 시장의 대세가 될 수 있을까. 또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진출 전략은 국내 영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살인 미스터리물…'영화같은 드라마' 인기에 주목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3층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얼터드 카본’ 아시아 정킷 기자회견에는 주연 배우 조엘 킨나만, 마사 히가레다, 디첸 라크맨 그리고 영화의 총괄 제작자인 레이타 칼로그리디스가 참석했다. 이날 열린 기자 회견은 아시아 유일의 프리미어 행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레이타 칼로그리디스는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 총괄 프로듀서이자 ‘셔터 아일랜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를 집필한 할리우드 최고 여성 제작자다. 그가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는 ‘얼터드 카본’은 SF 소설의 거장 리처드 K. 모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살인 미스터리물이다’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우주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면서 “미래 기술 발달로 인간이 영생을 얻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할리우드 최고 제작자이지만 작품을 완성시키는 데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원작자와 친분을 이어오면서 판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레이타는 “2008년까지 작가와 계속 접촉했다”면서 “기술로 인해 완전히 삶의 방식이 바뀌는 얘기가 매력적이었다. 특히 AI가 우리 삶을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점이 나를 사로 잡았다”고 전했다.
 
가장 주목받은 점은 스크린 상영 방식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상영을 택했다는 대목이다. 이 점이 바로 기존 할리우드 배급 라인이 아닌 넷플릭스와 작업을 택한 이유였다.
 
그는 “사실 영화(스크린)로 옮기기엔 너무도 어둡고 폭력적인 장면이 많았다”면서 “서사 구조도 너무 방대했다. 이것을 두 시간 분량의 영화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영화 같은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것을 보고 ‘우리도 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 수직계열화 구조 변화 VS 무부별한 콘텐츠 확보
레이타 총괄 프로듀서의 언급처럼 ‘영화 같은 드라마’의 탄생이 넷플릭스의 영화 시장 진출에 정답이 될수 있을까.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영화 시장 영향력은 아직까진 논란과 논쟁만 낳고 있다. 물론 논란 속에서도 국내 시장 공략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tvN 드라마 ‘화유기’의 글로벌 판권 확보,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르곤’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손잡고 만드는 드라미 ‘킹덤’도 넷플릭스 제작이다. 일부 국내 영화에 대한 투자 가능성 타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국내에서 스크린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한 상영 방식을 택한 뒤부터다.
 
국내 일부 극장과 함께 동시 상영된 ‘옥자’는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홍보에 청신호를 켰다. 국내 스크린 상영에만 고집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선보이면서 최종 흥행성적에 큰 영행을 줬다.
 
이날 아시아 정킷에 참석한 ‘얼터드 카본’ 총괄제작자 레이타 칼로그리디스가 “(원작의 영상 전환에 대해) 넷플릭스 포맷은 꽤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 프로듀서의 넷플릭스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스크린을 통한 클래식한 상영 방식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이란 스마트 버전 상영은 기존 관객들에게 괴리감이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넷플릭스의 상영과 제작 진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현재의 영화계 시선이다.
 
현재 영화계에선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가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작된 영화가 스크린이 아닌 온라인 상영만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 극장 산업은 장기적으로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자와 배급이 수직 계열화된 국내 시장에 장기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자본력과 시스템이 점차 제작 현장은 물론 배급과 상영 시스템 체질 변화 등 긍정적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단 주장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단순한 시장 진출을 위한 무분별한 콘텐츠 확보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안착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 하다. '얼터드 카본'은 다음 달 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첫 선을 보인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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