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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원브랜드숍 지고 멀티숍 뜬다
"H&B·프리미엄 숍도 출점 과당경쟁 땐 수익성 악화"
2018-01-23 06:00:00 2018-01-23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화장품 유통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킨케어에서 색조, 원브랜드숍이 멀티숍으로 성장 초점의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저가 매력과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온 원브랜드숍들도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22일 화장품 브랜드숍 상위 5개(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미샤·에뛰드·잇츠스킨)의 전국 매장수를 살펴본 결과, 매출 규모 1위인 이니스프리가 선방한 데 따라 총 매장수는 전년 보다 늘어난 7006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의 경우 축소 또는 둔화 경향이 뚜렷해 4개사는 평균 6.1%가 줄었다. 더페이스샵은 2015년 1200개를 넘은 매장수가 지난해 1000여개로 축소됐고 미샤도 2014년 739개이던 매장이 710개로 줄었다. 
 
화장품 유통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거리에 진열된 화장품. 사진/뉴시스
 
한편에서는 H&B스토어와 백화점의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이 몸집을 키웠다. CJ 올리브영, GS리테일 왓슨스, 롯데 롭스 등 국내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대에 진입할 걸로 추산돼 2015년 1조원대에서 3년 만에 규모가 2배 커졌다. 2020년 성장 규모는 2조5000억원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백화점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은 2014년 롯데의 라코스메티끄를 시작으로 2015년 현대(앳뷰티), 2016년 신세계(시코르), 2017년 AK플라자(태그온뷰티)로 확대되고 있다. 
  
화장품 판매 스토어가 다양해지면서 브랜드숍도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브랜드숍은 중국과의 외교 불화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정체되고 노후화돼 브랜드 투자를 확대하거나 해외 시장을 늘리는 등 체질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세대 브랜드숍인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 브랜드 리뉴얼과 연구개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 자금과 자체 유보금으로 매장을 적극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뛰드 관계자는 "2015년부터 점진적으로 마트 입점을 철수한 결과"라며 "대신 고객들의 매장 체험을 늘리기 위해 브랜드 철학에 맞춰 로드샵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콘셉트의 과당 경쟁 구조로는 원브랜드숍뿐 아니라 H&B나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 역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출점 전략과 과당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B 업계 역시 CJ, GS, 롯데, 신세계가 가세하면서 신규 진입으로 인한 경쟁이 심화되는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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