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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 동반위 '힘' 실렸다…참여정부 장관 출신 권기홍 위원장 취임
전경련 지원 끊긴 운영비 확보 첫 과제
2018-02-01 18:28:11 2018-02-01 18:28:11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권기홍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장관이 현 정부 첫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위원장에 취임했다. 직전 위원장의 정식임기가 끝난 후 약 1년반만의 인사다.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인연이 있던 권 전 장관의 임명으로 존폐위기에 빠졌던 동반위가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반위는 1일 서울 서초 쉐라톤팔래스호텔에서 제49차 동반성장위원회를 열고 권기홍 전 장관을 만장일치로 4대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권 위원장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제20대 노동부 장관, 단국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문재인캠프 대구 선대본부장(2012년), 문재인캠프 외곽조직인 더불어포럼 공동대표, 정책 싱크탱크인 포용국가위원회 고문을 맡은 바 있다.
 
동반위는 민간 자율합의 기구로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12월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출범 한 뒤 당시 동반성장 전도사로 불렸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현 KBO총재)가 초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며 대기업의 자발적인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유도했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운영자금의 40% 수준인 20억원 가량을 8년간 매년 부터 지원받았다가 지난해 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협조자로 낙인 찍힌 후 자금이 끊어져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안충영 제3대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1년 반 동안 위원장 직무 대행체제를 유지한 바 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동반위 의결 후 동반위원들에게 "지금까지 위원회를 이끌어주신 전임위원장과 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동반성장은 시대적 당위이며, 지속가능한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친화적인 철학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키콕스벤처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선 "우리경제가 60년간 지속해왔던 추격형 성장의 대안으로 혁신형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임직원들에게 "우리 동반위가 경제 양극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현안문제 해결에 적극 나섬으로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권 위원장의 취임으로 내·외부로 산적한 과제에 둘러쌓인 동반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기부에서는 전경련에 대부분 의존해온 기존 구조 대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위 운영자금을 함께 모은다는 큰 밑그림을 세워둔 상태지만, 동반위 위원장의 공석이 오래 지속되면서 구체적인 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또 법적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동반위의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으로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반위 위원장 자리에 힘이 실리면서 향후 동반위 역할 및 위상이 변화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추진과 관련해 동반위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경련 지원이 끊긴 동반위의 예산 자립도 확보 등 조직 운영 계획안도 이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구로구 키콕스벤처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4대 위원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반위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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