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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슬럼버’, 강동원 ‘흥행불패’ 이번에도 가능할까?
한국영화 사상 ‘광화문 폭탄테러’ 실제 촬영
2018-02-07 17:07:15 2018-02-07 17:07:1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한국판 ‘도망자’로 불러도 손색없는 박진감 넘치는 108분이었다. ‘흥행 불패’ 강동원이 영화화를 위해 7년 동안 공을 들였다는 ‘골든슬럼버’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영화는 국내 영화에선 보기 힘든 설정과 액션 그리고 잔잔한 감동이 균형감 있게 담겼다.
 
7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골든슬럼버’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강동원 김의성 김대명 김성균 그리고 연출을 맡은 노동석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연출을 맡은 노동석 감독은 원작과 이번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한국적 정서’라고 전했다. 노 감독은 “원작 각색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어떻게 잘 전달할까’였다”면서 “그런 지점에서 고 신해철 선배의 음악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건우(강동원)의 도주에서 보이는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 현실이며 우리 이웃이 당할 수 있는 느낌이 전달돼 건우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가장 시선을 끈 장면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였다. 노 감독은 “광화문 광장은 한국영화에서 촬영 허가가 떨어진 적이 없다”면서 “게다가 촬영 시기가 탄핵 촛불시위 정국이라 더욱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몇 시간의 촬영 허가를 받았다. 스태프들이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베테랑 스태프들의 노력 끝에 만족스러운 장면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7년 전 원작의 영화화를 제안했었다는 강동원에게 질문도 이어졌다. 강동원은 “원작에서 갖고 있던 음모에 관해서 생각할 때는 대중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걸 한국에서 영화화해서 보여드릴 주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어릴 적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느낌도 있다”면서 “어릴 적 비슷한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달라지는 모습이 있지 않나”라면서 “그런 점이 영화에 잘 녹아들면 좋을 것 같았다”고 영화화 제안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극중 ‘도망자’ 김건우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도 유쾌한 답변을 했다. 강동원은 “(만약 내가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면) 좀 더 슬기롭게 대처했을 것 같다”면서도 “나 역시 물론 타협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또한 영화 속 친구들의 입장이었다면 (영화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도와줬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골든슬럼버'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충무로 공인 밉상’으로 정평이 난 배우 김의성은 이번 영화에서 의외의 액션과 인간미를 담당했다. 그는 액션 소화에 대해 “가장 부담을 느꼈던 부분이다”면서 “액션 스쿨에서 연습도 많이 했다. 제작진이 최대한 다니엘 크레이그처럼 나왔으면 했다고 주문했다. 물론 ‘그건 절대 무리’라고 내가 설득했다”고 말해 현장을 즐겁게 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대명 김성균은 극중 강동원과 절친이자 학창 시절 같은 밴드를 했던 멤버로 출연한다. 이들은 영화에서 신해철의 히트곡을 연주하고 부르는 장면을 그려냈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처음에 우리에게 주문을 했던 첫 곡이 ‘그대에게’였다”면서 “하지만 중간에 갑자기 ‘골든슬럼버’로 바뀌었다. 물론 결국에 제대로 쓰지 못했다. 그리고 노래는 다른 게 영화에 삽입됐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극중 동갑내기 친구로 등장한 것에 즐거웠던 경험으로 전했다. 먼저 강동원은 “동갑내기 친구들과 오랜만에 촬영이었다”면서도 “촬영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영화 촬영 전 워크샵을 가서 운동도 하고 저녁도 같이 먹고 그랬다”면서 “예전에는 그런 소풍 아닌 소풍을 자주 갔었는데, 요즘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런 시간을 가져서 즐거웠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명은 “우리 나이가 아주 어린 20대를 연기하긴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면서 “과거 장면을 찍을 때 걱정이 좀 됐는데 막상 찍을 때는 친구들과 동물원 가는 느낌으로 즐겁게 촬영했다. 촬영 이후 친한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영화 '골든슬럼버'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성균은 “나 역시 동물원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촬영 끝나면 ‘오늘 뭐먹지’가 주된 관심사였다.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
 
‘골든슬럼버’는 서울 광화문 한 복판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평범한 남자의 도주극을 그린 영화다. 동명의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2007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장편 데뷔를 한 노동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은 ‘전우치’ ‘초능력자’ ‘마스터’ 등을 만들며 충무로 최고의 흥행 제작사로 주목 받는 '영화사 집'이 맡았다. 주연 강동원과 영화사 집의 여섯 번째 만남이다. 개봉은 오는 14일.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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