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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됐지만…중소·중견기업, 올림픽 마케팅 열기 '후끈'
앰부시 마케팅 규제 피해 낸 묘안 눈길…가구·평화의종 기증 등 업체별 개성 살려
2018-02-11 12:21:43 2018-02-12 08:32:07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의 올림픽 마케팅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매복(앰부시, ambush) 마케팅 규제가 강화된 상황이라 업체들은 저마다 규제를 피해 묘안을 짜내며 30년만의 올림픽이라는 기회를 활용하려 애쓰는 중이다. 
 
매복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교묘히 규제를 피해 대회와 관련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함으로써 직·간접적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IOC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매복 마케팅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평창동계올림픽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지난해 12월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본래 개정안 원안에는 중소기업에 한해 매복 마케팅 규제를 면제하자는 면책조항이 들어있었지만 최종안에선 빠졌다. 공식스폰서의 경우 기본으로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고 올림픽마크를 달아 제품을 홍보하는 데도 최소 1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만큼 지역·중소기업이 올림픽 마케팅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입장 표명이 있었지만,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종안에선 결국 삭제됐다
 
아쉬운 결론이지만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일부 중소·중견기업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정부 차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도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마련한 '강원상품관(K-Mall)'이다.
 
강원상품관은 KTX 강릉역사 맞은편과 평창군 눈꽃축제장 등 2곳에 자리잡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마련된 이들 강원상품관은 명품관·생활관·의료기기관·바이오·식품관·향토공예관 총 5개 관으로 구성돼 총 65개 기업, 350품목 가량을 전시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활용한 중소기업 제품 판로개척을 위해 마련된 중소기업 상품관 입점기업 관계자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가구부문 공식 공급사로 선정된 한샘의 경우 선수촌, 라커룸, 미디어센터 등에 가구 설치를 완료하며 총 100여개국 6500여명의 선수단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중순부터 선수촌 내 숙소, 식당, 라커룸 등 대회기간 동안 선수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미디어센터, 사무실 등 운영인력이 사용하는 공간에 놓을 침대, 매트리스, 침구류, 옷장, 식탁 등 100여종, 총 3만여점을 준비했다. 한샘은 동계올림픽 폐막 후 일부 가구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원이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는 방침이다.
 
선수촌에서 사용하던 동계올림픽 종목의 픽토그램(그림문자)으로 디자인된 이불은 선수들에게 대회가 끝나면 기념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한샘
 
유진그룹의 경우 선수단 격려금을 전달하는 한편 '평화의 종'을 증정했다.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플라자 전통문화관 야외부지에 설치된 평화의 종은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상원사 동종을 재현한 것이다. 동종은 원광식 주철장이 제작해 기탁하고 평화의 종을 보호하는 종각은 유진그룹에서 건립, 기증했다. 
 
'평화의 종'이란 이름은 올림픽 정신의 '평화' 구현과 '평'창에서 전세계인이 문'화'로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과 남북관계의 '평화'적 지향 등 의미를 담아 지어졌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 개최 기원과 함께 인류 평화와 화합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을 담은 평화의 종의 경우 이번 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평화의 종 기탁 및 종각 기증식에서 양원돈 유진그룹 사장(오른쪽)과 김종진 문화재청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진그룹
 
블랙박스·네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는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전국 53개 시·군·구 최신 도로정보 및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등 10여개 주요 랜드마크 모델링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노포~기장 구간', '국도 59호선 평창~정선 구간' 등 새롭게 개통되거나 확장된 고속도로, 국도, 지방 및 일반 도로의 정보가 반영됐다.
 
팅크웨어_정기업데이트에 포함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사진/팅크웨어
 
실제 건물을 3D 모델링 기법으로 반영하는 3D 랜드마크로는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강릉 아이스아레나', '국제방송센터' 등 평창올림픽의 주요 장소를 포함한 전국 10여곳이 포함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에는 세금이 들어가는 데 자금 여유가 있는 기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 사실 아쉽다"면서도 "법은 법이니 어쩔 수 없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올림픽이라는 기회를 활용하려고 고심했다"고 전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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