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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금수저 검사, 부장이 성희롱한 여검사 또 성추행 의혹
제대로 된 '감찰' 한번 안 받고 사직…'검찰원로' 출신 부친 로비 의혹
조사단, 피해자 여러명·사안 중대 고려…징계 없이 나간 배경 조사 검토
2018-02-27 23:19:53 2018-03-12 23:30:3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3년 전 현직 검사 시절 성추행 의혹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A 전 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검사를 또 다시 성추행했다는 검찰 내부 증언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A 전 검사가 2015년 소속 부장의 성추행 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여검사를 또 강도 높게 성추행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 전 검사는 피해 여검사를 성폭행한 후 "내가 검찰 내 에이스인데. 네가 검찰에서 잘 나가려면 나 같은 사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A 전 검사와 같이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다른 부서의 B부장 검사는 한 회식 자리에서, 동석했던 여 검사를 아스크림에 빗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이 문제가 불거져 감찰을 받게 되자 B부장검사는 그해 4월 사표를 내고 지방에서 변호사로 개업했다.
 
A 전 검사는 일반 직원들에 대한 갑질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일한 적이 있는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A 전 검사는 금연인 사무실 안에서 흡연을 하는 등 상관인 부장검사에 대해서도 안하무인으로 대했다. 또 업무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검사들과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특정 지방 출신의 실무관을 지목해 “OO도 XX가 서울 와서 물 흐린다"고 모욕한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감찰본부를 비롯한 대검에서는 A 전 검사의 성폭행 사실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관계자는 “A 전 검사에 대한 내용을 최근 대검으로부터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A 검사는 그러나 감찰 한 번 받지 않고 그해 5월 스스로 퇴직했다. 이 배경을 두고 검찰 원로인 부친이 대검찰청 간부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A 전 검사의 부친은 고검장 출신으로 2015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김진태 전 총장과 과거 서울지검, 대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유명 고교, 일류 대학을 나와 검찰에서는 감찰과 공안부 등 상급기관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다.
 
검찰 내부 관계자는 “A 전 검사가 후배 여검사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친이 대검 간부들과 많이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변에서는 로비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다”고 말했다.
 
A 전 검사의 성추행 제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것으로, 피해자가 여러명이라는 사실도 부친의 로비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도 “A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복수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하고 A 전 검사가 징계 없이 사직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감찰부서에서 일한 복수의 간부들과 검찰 관계자들은 “검사의 비위, 특히 성범죄 관련 사항은 중요 보고사항이다. 검찰총장이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A 전 검사에게 다음 주 중 출석해 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조사단 운영 준비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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