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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공식화에 고조되는 채권단-노조 갈등
투쟁수위 높여가는 노조…지방선거도 '정상화' 변수로
2018-03-06 16:41:27 2018-03-06 16:41:2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최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가운데 노조가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향후 상황에 따라 총파업 또는 정부와 채권단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어서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6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해 9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조만간 쟁대위를 열어 오는 15일 ‘산업은행과 문재인정부 규탄 결의대회’, 20일 총파업 및 청와대 앞 촛불집회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달 2일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재추진하면서 투쟁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채권단 발표 직후 노조 집행부는 광주 광산구 영광통 사거리 부근 송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으며, 해외매각 반대 1만명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달초부터 노조 집행부가 해외매각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사진/뉴시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이 해외매각 방안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중국 더블스타도 공시를 하면서 인수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냈다”면서 “채권단이 해외매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투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파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호남 지역을 실업의 나락으로 몰아가는 현 정부에 대한 규탄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SK 등 국내 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소극적이며,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가 4600억원 수준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해외매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가 더블스타 매각을 계속 반대한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국내 철수 논란이 증폭되면서 자칫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지역 여론도 채권단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4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금호타이어 문제는 한 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면서 “노사가 수개월 동안 교섭을 진행해 자구안을 도출했지만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고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 정서와 배치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지역 정치인,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지역민심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노조의 농성현장을 찾는 것도 노조도 보다 강도 높은 투쟁으로 나아가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노조는 “광주 지역의 수많은 정치인 및 인사들이 고공농성장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함께 철회시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강경투쟁 의지를 과시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1~2월만 해도 채권단과 노조 간 대화의 여지가 있었는데, 해외매각이 공식화된 현재는 양측의 갈등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로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말 금호타이어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 후 청와대 앞으로 행진했던 모습. 노조는 향후 흐름에 따라 정부 규탄대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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