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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운 변호사 사망 두고 '억측'…유족들 두번 운다
2018-03-09 22:19:57 2018-03-09 22:20:5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지난 8일 급서한 고 이태운 변호사(사단법인 선 이사장, 전 서울고법원장)의 사망 배경에 대한 무책임한 억측이 유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이 변호사가 생전 근무했던 법무법인(유) 원은 9일 이메일을 통해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부고와 관련해 다른 오해가 없으시기 바란다. 유가족분들이 장례절차를 잘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고인의 최근 상황을 전했다.
 
원의 설명에 따르면, 고인은 몇 년 전부터 허리디스크와 뇌출혈로 인한 수술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건강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최근 2차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뇌출혈이 발병하는 등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고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 했다.
 
원 측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고인의 경찰이나 유족 측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타살이나 부검 등 자극적 단어를 사용해 보도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공개되지 않은 유서에 대한 추측이나 오래 전 고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결론이 난 사건이 사망의 원인인 것처럼 억측을 유발하고 있어 유족들이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고인은 호방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여러 운동에 상당히 능했다. 특기이자 취미인 테니스 실력은 수준급으로, 사법부 내 테니스대회에서 여러번 우승했다. 2002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에는 법조테니스회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부인이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으로, 법원 내 ‘고등부장 1호 부부’로서 남다른 금실을 자랑하면서 모범을 보였다. 지난 2009년 서울고법원장을 마지막으로 33년간의 법관생활을 끝내고 난 뒤에는, 2010년 공익 사단법인 선 이사장으로 활동해왔다.
 
고인과 가까운 한 법조인은 이날 “최근 모 법원장이 상을 당했을 때 고인께서 빈소를 방문하셨는데 아주 이른 아침 일찍 오셨다. 지팡이를 짚고 거동이 불편해 보이셨는데 일부러 다른 조문객을 피하러 오신 것 같더라. 얼마 계시지 않고 조의만 잠깐 표하고 이내 가셨다”고 말했다.
 
법원장 출신의 또 다른 법조인은 “예전부터 매우 활동적이고 건강하셨던 분이었다. 운동선수처럼 체력이나 정신도 아주 강건하셨는데 최근 거동조차 불편하신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당신께서는 오죽하셨겠느냐”고 애도했다. 
 
고 이태운 변호사가 서울고법원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10월9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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