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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남곤 미래에셋대우 연금본부장 “고객의 연금자산과 함께 성장하겠다”
증권업 최초로 IRP 적립금 1조원·연금자산 잔고 10조원 돌파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위해 자산운용에 대한 규제 완화가 진행돼야"
2018-03-27 08:00:00 2018-03-27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한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0여년간 퇴직연금 사업에 힘써오면서 수익률 향상에 몰두하고 있다. 매달 자산배분위원회를 통해 시장을 살피고 투자전략을 짜며, 고객수익률 향상 위원회를 통해 모니터링 후 전략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작년 미래에셋대우는 확정기여형(DC) 4.93%, 개인형 퇴직연금(IRP) 3.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IRP 적립금이 1조원을 돌파했으며, 증권업 최초로 연금자산 잔고 10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이남곤 미래에셋대우 연금본부장은 고객의 연금자산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개인과 법인 등 고객들에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좋은 상품들을 제공해 3년안에 연금자산 잔고 20조원을 돌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금본부 성장이 대단한데, 그 비결은?
이 사업은 저희 회사가 사업 초기부터 강조했던 사업이다. 그렇다 보니 그룹차원에서 인력이나 시스템 등의 적극적으로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 진행형이다. 미래에셋 그룹의 비전은 ‘고객의 성공적 자산운용과 편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인데, 연금사업은 그 비전을 가장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사업이라 생각한다. 이렇다 보니 회사에선 퇴직연금에 대한 책임을 인식이 강하고 오랜 기간 강조해왔다. 미래에셋대우 뿐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도 마찬가지다. 아마 그룹의 비전이 사회적 목적과 일치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렇다 보니 항상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연금이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고령화 속도, 인구 구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가 14% 넘어가는 상황이고, 향후 몇 년 있으면 20%를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95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20년 사이의 인구가 170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해당 세대들의 은퇴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시작 단계인데, 사회적으로 보면 노후 준비가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65세 이상의 노후 빈곤율이 49%로 나타난다. 절반가구가 기초 생활비 50%의 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빈곤율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공적연금,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50%가 채 되지 않고 있다. 즉,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인구구조가 근 20년간 은퇴와 고령이 맞물려 있는 이런 사회적 현상 때문에 퇴직연금에 대한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는 금융자산도 은퇴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다.
 
사적연금이 2016년 말 기준으로 470조인데, 이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27% 밖에 안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사적연금 비중의 평균이 85%에 달하고 준비가 잘된 미국, 영국, 호주 등은 130%가 넘는다. 그런 것들을 감안할 때, 사적연금 시장이 OECD 평균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개인과 기업 모두 연금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증권업 최초로 IRP 적립금이 1조원 돌파했다. 그 비결은?
저희회사가 지원조직에 대한 인프라가 잘돼있다. 먼저 저희 본부내에 연금 컨설팅팀이라고 있다.연금 컨설팅팀은 세무사 6명, 괴리사 7명, 회계사 1명, 노무사 1명, 그리고 자산운용 전문가들로 구성돼있다. 이 전문가 집단이 주로 개인 고객이랑 법인 고객의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또 일단 이분들이 고객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세미나를 약 400회 정도 하고 있다.
 
이 세미나가 고객 확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퇴직금 자체는 퇴직소득세가 발생하는 것인데, 일시불로 안 받고 연금으로 찾을 경우 퇴직소득 30%를 절감해준다. 은퇴를 하는 국면에 있어 세금 이슈를 해결해드리고 자산운용도 도와드린다. 여기에 은퇴 후 라이프 사이클에 적합한 평생 소득 흐름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400개 이상 진행하는 컨설팅 세미나에서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고, 컨설팅을 받았던 분들이 동료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입소문 형태로 연결되고 있다. 또 소개받은 사람들도 만족해 인사관리(HR)에 건의해 회사에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연간 400개에서 주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재 진행 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저희의 IRP 적립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작년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시장은 168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실적 배당형은 14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53조원 전부가 원리금 보장이다.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은 업권별로 증권사가 2.1%, 보험사는 1.9~2.1% 사이, 은행은 1.7% 사이밖에 안된다. 즉, 기본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지금 지나치게 원리금 보장형에 편중돼 있는 구조 때문이다.
 
이걸 개선 하기 위해서는 2가지가 필수적이다. 첫번째로는 자산운용 규제를 개선해줘야 한다. 먼저 2014년 고용노동부에서 개정안을 올린 투자정책서(IPS)가 통과되야 한다. IPS란 확정급여 채무 충당을 위해 위험관리부터 자산배분, 사후 평가 등에 대한 종합적 투자정책선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는 기업의 실무자가 회사 종업원의 퇴직금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것이 통과돼야 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의 수익률이 해결될 수 있다.
 
DC는 본인의 퇴직금이란 점에서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게 돼있지만, 실제로 보면 근로자들의 관심이 적다. 퇴직금이라는 것이 당장 찾을 돈이 아니다 보니 관심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DC같은 경우, 미국이나 호주, 영국 등은 행동경제학에 입각한 디폴트 옵션이 있다. 디폴트 옵션은 초기에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지정한 대표 상품으로 자동으로 운용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디폴트 옵션이 국내 자본시장법의 적합성 원칙, 고객설명 의무 때문에 허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시장법에는 고객이 위험 자산에 투자할 경우, 고객의 위험 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게 돼 있고, 그 위험자산에 대한 설명의 의무를 해줘야한다. 이러한 측면이 있다 보니 근로자 퇴직금 보장법에 디폴트 옵션이 들어가야만 한다. 현재 노동부에서 추진 중인데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줘야만 수익률 개선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한도도 풀어줘야 하고, 투자 대상도 확대 시켜줘야 한다. 현재 주식의 60% 이상 편입된 성장형 펀드의 경우, 70%까지 못하게 돼있고, 직접주식도 못하게 돼있다. DC, IRP의 경우 계열사의 부동산 펀드를 못하게 돼있다. 부동산 펀드도 개발에 대한 투자는 못하게 돼있는 등 여러가지 제약들이 많다.
 
금융위 감독규정 사항에서 이러한 자산운용 규제를 많이 풀어줘야한다. 금융기관들도 유치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배분을 적극적으로 하고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고객관리도 하고, 리밸런싱도 해야한다.
 
-기금형 연금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한 수익률 개선 기대감이 있는데?
사실 기금형은 퇴직연금에 대한 지배구조의 문제지 수익률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된 내용을 보면 기금형 퇴직연금의 대표적 국가인 호주를 비교했는데, 그건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한다.
 
기금형 제도의 구조는 회사가 직접 운용하지 않고 기금을 운용할 수탁법인을 만든다. 수탁법인의 이사회에서는 자산운용을 직접 할 것인지 위탁할 것인지를 정한다. 수탁법인 이사의 구성에는 노사와 전문가 집단이 같이 들어간다. 이사회가 노사 동수로 참여한다는 점과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장점이 있다. 또 이렇다 보니 이사회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유연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단점도 존재한다.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야 하고 전문가 집단이 들어오며, 위탁기관, 운용기관 등을 나눈다는 점에서 계약형에 비해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또 하나는 유연성이 높은 것은 반대로 이사회 내에서 부정이 있거나 부실에 아주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제 생각에는 호주의 기금형 수익률이 높다고 기금형을 해야한다는 것보단, 계약형과 기금형이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기금형과 계약형에 대한 자산운용 규제는 이번 계기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 실제로 호주의 기금형은 대체로 전체자산의 50%가 주식에, 15%가 부동산 대체자산에 들어가있다. 이렇다 보니 수익률이 좋은 상황이다.
 
이남곤 미래에셋대우 연금본부장. 사진/미래에셋대우
 
-퇴직연금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팁을 주자면?
개인연금, 퇴직연금은 장기자산이다.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동안 운용하는 장기자산이라는 점에서 잘 분산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팁을 드리자면 첫 번째로는 글로벌 분산 투자를 권유 드리고, 두 번째로는 주기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살펴서 리밸런싱 해줘야한다.
 
글로벌분산 투자를 해야하는 이유는 한 국가에만 투자하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1980년대부터 주가 지수가 40%씩 빠지고 했던 구간이 몇 차례 있다. 장기 자산을 유지하는 데 있어 변동성은 좋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국가에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말씀드렸던 주기적인 리밸런싱은 고객이 정한 자산들에 대해 6개월 정도의 적정 기간을 두고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본인이 직접하기 어려우니 전문가에게 맡기셔서 원칙에 입각하면 좋다. 저희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퇴직연금 랩어카운트라고 해서 직접 해드리고 있다.
 
저희 미래에셋대우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가 이 자산 배분 원칙과 자산배분 역량이 녹아든 결과다. 저희의 경우 매달 자산배분 위원회가 열리고, 위원회에 리서치를 비롯해 상품관련 임원들이 참석해 의견 표명을 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비교하면, 투자전략부문에서 위원회에서 정해준 지역분산과 비중에 원칙을 두고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짠다. 그리고 고객수익률 향상 위원회가 사후 모니터링을 해서 펀드를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목표 및 향후 계획은?
먼저 고객의 수익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이를 위해 2가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는 고객 대상으로 자산운용 컨설팅을 정례화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DC 고객들 위주로 해서 분기나 반기에 한번씩 운영보고회를 여는 것이다. 고개들에게 회사 전체 수익률 현황부터 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소개를 통해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자산관리를 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상품 제공도 집중할 계획이다. 퇴직연금은 장기자산 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자산들을 지속 공급해줘야한다. 부동산 펀드를 비롯해 대체자산 펀드, 해외자산펀드, 만기매칭형 국내채권형 상품 등을 지속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퇴직연금 2조원, 개인연금 8000억원을 누적해 총 2조8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연금자산도 현재 10조5000억원인데, 오는 2020년에는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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