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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감소…해외건설 훈풍 예고
해외건설 정부 지원·국제유가 상승도 긍정적 요인
2018-03-26 17:05:45 2018-03-26 19:09:46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잠재부실을 털어내면서 해외건설시장에서 훈풍이 예고된다. 건설사에 잠재부실로 꼽히는 미청구공사액이 감소세를 보이며 리스크가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시장 여건이 개선된 데다 정부가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사업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며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26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5개 국내 대형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은 7조50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액은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끝났지만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않아 받지 못한 대금이다. 발주처와 건설사 간 이견이 생기면 지급이 늦어지게 되고, 받지 못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잠재부실 요인으로 분류된다.
 
삼성물산은 1조원을 웃돌았던 미청구공사액이 지난해 말 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건설도 2016년 3조6000억원대에서 지난해 말 2조9000억원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과 GS건설도 각각 350억원, 4000억원씩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했다. 다만 5대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은 1조3423억원에서 1조3382억원으로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을수록 대금도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요인 만은 아니다. 다만 발주처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위험신호로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알제리 CAFC CPF공사를 마쳤지만 미청구공사액 323억3900만원(지난해말 기준)이 남아있는 상태다. 계약상 공사기한은 지난해 5월 말이지만 아직까지 발주자와 준공 정산을 협의 중이다. 공사 97.6%를 진행한 알제리 Fertilizer공사도 계약상 공사기한이 지난 2012년 7월로 한참 지났지만 지난해 말 기준 미청구공사액 907억6800만원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청구공사액은 잠재부실의 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매출채권"이라며 "2~3년이 지났으면 못 받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위험은 더 클 수 밖에 없어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잠재부실로 간주되는 미청구공사액이 감소함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할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세가 해외발주를 확대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으며, 정부의 해외사업 지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오는 6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를 출범키로 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닝쇼크 이후 해외건설이 굉장히 주춤했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주택시장의 거래가 줄어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청구공사액 감소, 정부 지원과 유가 상승 등 3박자가 갖춰져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움직임은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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