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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도 '낙수효과' 실종
영업이익률 삼성·SK 47% vs 협력업체 6%…23곳은 적자
2018-04-25 11:39:11 2018-04-25 11:39:11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무려 50%에 육박한 가운데, 협력업체는 고작 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협력업체 171곳 가운데 적자를 낸 곳이 23곳이었고, 전체 영업이익률 평균도 국내 500대 기업 평균 8.35%를 크게 밑도는 등 '반도체 낙수효과'는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2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73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합산 매출액은 242조8875억원, 영업이익은 57조107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23.5%였다.
 
반도체 초호황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뚜렷했다. 조사대상 173곳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2곳의 영업이익률은 46.9%(48조9255억원)였다. 올 1분기 들어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50.1%를 기록, 꿈의 영업이익률 기준인 50%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4조3673억원으로 2분기 연속 4조원대를 기록했다. 26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반도체부문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정체 현상을 보이는 모바일을 대신해 반도체가 간판으로 올라섰다.
 
이와 반대로 나머지 171개 협력업체의 영업이익률은 5.9%(8조1816억원)에 그쳤다. 171곳의 평균 영업이익률 5.9%는 국내 500대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 8.35%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한 영업이익률 상승폭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22.2%포인트에 달한 반면, 나머지 171곳은 2.0%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 기업별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가 47.4%로 1위, SK하이닉스가 45.6%로 2위였다. 이 둘을 제외한 171곳 중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은 곳은 메카로(40.9%)가 유일했다. 티씨케이(36.6%)와 리노공업(34.7%)이 30%대였으며, 미래로시스템(29.3%), SK머티리얼즈(28.8%), 발렉스코리아(27.6%),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26.6%), 한미반도체(26.2%), 씨에스케이(25.8%) 등 24곳은 20%대였다.
 
영업이익률이 국내 500대 기업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도 88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영업적자를 낸 기업은 23곳으로 집계됐다. 픽셀플러스(-107억원), 아트라스콥코코리아(-81억원), 엘아이에스(-66억원), 알파홀딩스(-63억원), 파인디앤씨(-59억원), 엔시트론(-58억원) 등이었다. 영업이익률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1% 미만인 기업은 엑셀리스코리아(0.3%), 큐알티(0.4%), 에프씨아이(0.5%), 로체시스템즈(0.6%), 삼성엔지니어링(0.8%) 등 5곳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이 500대 기업 평균인 8.35%보다 낮은 기업은 아바코(1.0%), 세미솔루션(1.4%), 현대오트론(1.7%), 실리콘마이터스(1.9%), 젠스엠(2.4%), 라온테크(3.8%), 에스앤에스텍(4.5%), 텔레칩스(5.2%), 한국알박(5.9%), 에이디칩스(6.3%), 한국아이비엠(6.5%) 등 61곳이었다.
 
반도체 업종을 부문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소자업체 영업이익률이 4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분품업체 17.1%, 장비업체 10.8%, 외국지사 9.2%, 재료업체 6.9%, 설계업체 4.0%, 설비업체 1.8% 순이었다. 소자업체의 경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평균 영업이익률이 13.0%로 급감한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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