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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사, 뇌졸중 신약개발 도전장…기술수출 기대감 커져
2018-05-11 14:04:18 2018-05-11 14:33:43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뇌졸중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뇌졸중 치료제는 전세계적으로 1개에 불과해 치료제 옵션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국내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가 유일하다. 액티라제는 지난해 1조50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 후속약물들의 등장으로 치료제 시장은 2022년 약 3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세포로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뇌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3명 중 1명은 편마비, 언어장애, 감각장애, 인지장애 등 심각한 장애를 남긴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뇌 조직이 바로 손상되기 때문이다. 뇌졸중 후유증을 줄이려면 3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관이 막히는 경우를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말한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막힌 뇌혈관을 뚫거나 혈전(혈액 일부가 굳어진 덩어리)을 녹이는 약물을 쓰기도 한다. 액티라제가 전세계 유일한 혈전 용해제로 국내에선 1998년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여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뇌졸중의 발생 경로가 복잡해 개발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높아 상용화에 성공하면 막대한 매출이 기대된다.
 
글로벌 제약사조차 실패한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신풍제약(019170)은 뇌졸중 신약후보물질 'SP-8203'의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SP-8203은 뇌졸중 치료 유효시간을 연장시켜 뇌출혈 및 사망률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액티라제는 증상 발현 후 4.5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한다. SP-8203의 치료 유효시간은 6시간 이내며, 부작용 발현율도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상반기 2a상을 완료하고, 다음 단계인 2b상과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약품(271980)은 'JPI-289'로 임상2a상을 진행 중이다. JPI-289는 뇌 허혈로 인한 DNA 손상 및 신경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효소를 저해하는 뇌졸중 치료제다. 동물실험에서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위급한 환자에게 신속하게 30분 주사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회사는 해외 기술수출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뇌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지엔티파마도 뇌졸중치료제 'Neu2000'은 임상시험을 한국(2상)과 중국(2·3상)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Neu2000은 뇌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NMDA 수용체(세포의 사멸과 정상세포 간의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신경수용체)와 활성산소를 동시에 제어하는 약물이다. 올해 국내와 중국에서 임상시험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시험 결과가 도출되면 글로벌 제약사으로의 기술이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차바이오텍(085660)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졸중치료제 'Cordstem-ST'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1/2a상(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기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뇌졸중 발병 후 평균 100시간 이내에 정맥주사를 통해 세포치료제를 투여한 추적관찰에서 잠재적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뇌졸중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600만명 이상이 사망에 이르는 등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치료제가 1개에 불과해 의학적 수요가 높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향상된 다양한 접근법으로 개발에 도전하고 있어 허가에 성공한다면 상당한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풍제약이 '2017년도 제1회 연구개발 중심 우량 제약·바이오 성장형 기업 IR' 기업 설명회에 참석해 뇌졸중치료제인 'SP-8203'를 소개했다. 사진제공=신풍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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