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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빅3', 1분기 부진…2분기도 '글쎄'
유가상승·원화약세에 발목…한화케미칼, 나홀로 매출·영업익 모두 역성장
2018-05-14 17:58:42 2018-05-14 17:58:5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석유화학업계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제품 수요는 견조했지만, 원화강세와 원재료인 유가상승의 여파로 실적 개선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2분기 역시 대외 여건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탓에 지난해와 같은 영업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화케미칼은 14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7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761억원으로 5.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9.8% 감소한 29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은 1805억원인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주요 석유화학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흑자액이 시장 전망치보다 하회했다.
 
게다가 한화케미칼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이른바 업계 '빅3' 중에서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했다. 주력인 기초소재 사업부문은 1분기 매출액이 1조94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27억원)보다 3.9% 증가했다. 하지만 한화도시개발과 일회성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 기타부문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5%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액을 끌어내렸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 것은 원화강세와 유가상승에 기인한다. 지난해 1분기 달러당 115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올 1분기 평균 1070원대로, 7%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국내 도입원유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평균 배럴당 53.1달러였으나, 올 1분기에는 63.89달러로 20%나 상승했다.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석유화학의 기초원료 나프타는 유가 상승으로 대폭 올라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 차이)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업계는 2분기 전망과 관련해 유가와 환율 변수가 없다는 점을 전제로 성수기 효과에 따른 견조한 실적 달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1분기 수익성 감소의 요인이 이어지면서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1분기보다 개선되거나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호실적의 배경인 수요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료값 변동에 따라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지만, 인상폭은 결국 구매자들의 수용 여부에 달렸다"며 "최근 수년간 원료값이 낮아 전방업체들 역시 수혜를 본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급등이 자칫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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