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52시간제 앞두고 포털업체 온도차
네이버, 직원에 재량·선택적 근무시간제 중 택일 제안…카카오, 유연한 기존 정책 유지
입력 : 2018-05-14 18:22:45 수정 : 2018-05-14 18:22:53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국내 대표 IT업체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응책 마련 과정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으로 떠들썩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이미 근무제도가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는 만큼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대비해 '재량근무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2가지 대안을 전직원에게 제안해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재량근무시간제는 근로자와 근로자대표가 서면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을 '일하기로 정한 시간(소정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총 근로시간만 정하고 각일, 각주의 근로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의 자유에 맡기는 제도이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카카오 사옥. 사진/뉴시스
 
이 제도에 관련해 네이버 직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재량근무시간제의 경우 근로장소와 시간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적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합의한 근무시간외에는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지급이 어렵다. 사전에 노사간 합의한 근로시간이 52시간이라면 실제 주간, 월간 합산에 따라 추가 근무를 했어도 이미 근무 시간을 합의했기 때문에 추가 근무 인정이 안된다. 이 때문에 네이버 노조는 "재량근무시간제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합의된 근무시간 외에 회사에서 인정할 초과근무 시간과 그에 따른 수당 지급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있어서도 선택항목에 다양성을 두어야 하고, 초과근무수당 제외 대상도 재정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리더를 초과근무수당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어떤 근거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대비해 별다른 대안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이미 유연한 기준으로 마련돼 있는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미 오전 10시 출근 오후 7시 퇴근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업무별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임의로 출퇴근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역시 시행 중이다. 팀에 따라 유동적으로 일부 재택근무도 허용하고 있다. 300인 이하의 일부 개발 자회사에서도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IT업계의 근로시간 정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재량근무시간제의 경우 근로자입장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제도라고 지적한다. 조영훈 공인노무사는 "재량근무시간제는 기자, PD, 전문직 등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직종에서 적용되는 제도인데, 이 제도는 실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서면합의가 된 근무시간만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실제 합의한 시간이 넘는 근무를 해도 초과 수당 등이 보장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자 입장에서 불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택적 근로에 있어서는 "근로자 개개인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라 약속한 시간 내에서만 근무가 보장되면 이 제도를 좋아하는 근로자도 있다"며 "재량근로시간제에 비해 근로자 입장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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