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임기 내 상고법원 도입목표…'재판'걸고 청와대와 거래"
특별조사단 "비판적 법관들 '걸림돌'로 규정…성향·동향·재산까지 파악"
"청와대는 상고법원 위한 동반자…원세훈 재판 등 협상도구로 활용 시도"
입력 : 2018-05-26 01:18:47 수정 : 2018-05-26 02:23:1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관 블랙리스트' 파문은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내 상고법원제도를 입법화 하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다. 법원행정처는 또 상고법원제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25일 192 페이지 분량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의혹이 제기됐던 ‘법관 블랙리스트’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한 성향, 동향, 재산관계 등을 파악한 내용의 파일들이 존재하였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법관 블랙리스트’가 형식상으로는 없었을지라도 사실상 존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별조사단은 이번 사태 발생의 배경으로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사법부가 법관들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기보다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 안주함으로써 관료제적 경향을 더욱 심화시킨 점에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 당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장 임기 내 상고법원 입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몰두하면서 수단과 방법의 적절성에는 눈을 감아 버렸다고 특별조사단은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비판적인 법관들을 걸림돌로 보고 이들을 제어 또는 통제하려 하고, 오히려 사법부 독립에 대한 침해 태도를 보이는 청와대를 동반자로 여겨 재판 결과를 유화적 접근소재로 이용하거나 진행 중인 재판을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법원행정처가 법관들의 자발적인 학술단체와 그 소모임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해당 법관들의 학술활동에 대해 부당하게 개입·관여함으로써 법관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만한 행위를 했다”면서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의 지나친 장기간 근무로 인한 폐단은 이와 같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결론냈다.
 
특별조사단은 이번 조사에서 비위에 해당되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실을 확인했지만 별도의 형사조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특별조사단 측은 “조사 결과에 대한 이후 조치 가운데 징계와 그 외 인적 조치는 징계권자나 인사권자가 공직자윤리위원회와 법원감사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의 의견을 들어 조치할 것을 대법원장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월24일,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조사결과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 구성을 지시한 뒤 조사에 관한 전권을 위임했다.
 
이후 특별조사단은 지난 11일까지 관련자 19명을 대면조사하고 23명에 대해서는 서면을 통해 조사하는 등 총 49명에 대한 인적 조사를 실시했으며, 특히 추가조사위원회가 확인하지 못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부장판사), 김모 전 기획제1심의관이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 등을 전부 조사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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