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떨어져 안돼"…'역세권 청년주택사업' 진통

일부 역세권 가진 주민들 반발…공공 책임성·연대의식 필요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청년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이 서울의 청년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성 확보와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향후 5년간 총 24만 가구의 임대주택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당초 계획보다 늘어 오는 2022년까지 8만호를 공급한다. 지난달에는 청년주택 건립이 가능한 역세권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기대와 달리 주택이 들어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은 사업을 중단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기간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내세우지만 대부분이 인근 지역 월세가격 하락에 따른 임대소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오후 8시 서울시 영등포구 서울하우징랩에는 청년 당사자들과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임대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한 공공성 논란을 되짚으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했다. 

 

이날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은 청년들에게 역세권 청년주택은 절실함을 넘어선 필수적이라고 규정했다. 민달팽이유니온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19~34세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40.4%로 월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 비율(RIR) 역시 40%에 이른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대해 이 사무처장은 “그동안 공공기숙사와 행복주택이 들어선 지역에 대한 연구 결과, 지역 주민들이 문제 제기하는 슬럼화, 집값 폭락, 퇴폐적 문화 확산 등의 논리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알짜배기 땅에 개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돈 되는’ 시설을 위해 임대주택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수요자인 가난한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높은 임대료 책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처장은 “시의 보증금 지원을 받더라도 보증금 2800만원에 월 임대료 38만원을 지출할 수 있는 청년은 너무나 뻔하다”며 “물량을 앞세우기보다 공공성을 확보해가는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역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소장은 “서울의 자가점유율은 42.2%로 서울을 세입자의 도시라도 봐도 무방하다”며 “서울시의 주택문제는 결국 지옥고(반치하·옥탑방·고시원)에 사는 가난한 청년들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기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핵심은 주거비 부담인데, 서울에서 주변 시세의 80%에 준하는 임대료는 청년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며 “맞벌이 신혼부부와 달리 청년은 다른 계층으로 봐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거약자에 대한 연대의식과 책임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종균 SH주거복지기획처장은 “프랑스 파리의 경우 임대주택 공급비율이 25%정도 된다”며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도 그런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역세권청년주택 개발로 소유자가 취하는 토지 상승분에 대한 이익을 공공이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처장은 “공적인 이익을 결정할 주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당장은 안 되더라도 이번 천막농성이나 시청 앞 갈등을 보면서 그런 희망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구체적인 방안으로 행정과 청년주거문제가 함께 가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리미래 우인철 서울시장 후보는 “25개 구청과 424개 동주민센터 중 리모델링이 필요한 건물을 복합건물로 바꿔 1·2층은 행정이 윗층은 청년이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 새로운 시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서울하우징랩에서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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