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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친족회사와 컨소시엄…변종 일감몰아주기?
컨소시엄 아파트 40% 특수관계…"일감 만들어주거나, 실적 키워주는 방식"
2018-05-31 18:11:26 2018-05-31 20:04:5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분양한 컨소시엄 아파트(시공사가 2곳 이상인 사업장) 중 40% 이상이 계열사나 비계열이지만 총수일가 친족회사 등 특수관계 회사와 함께 짓는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사업의 경우 이들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에 참여하고 있고, 공공택지를 낙찰 받아 자체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계열사나 친족회사와 함께 일감을 나누는 방식이다. 계열사나 친족회사에게 일감을 만들어주거나 시공 실적을 높여주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리서치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시공사가 2곳 이상인 사업장은 총 85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계열사나 친족회사가 함께 시공하는 곳은 35곳이다. 사업장 수로는 41%가 넘는다. 가구수로는 9만2721가구 중 2만6090가구가 계열사와 친족회사가 함께 시공하는 가구다.
 
시티건설은 친족회사인 중흥건설과 계열사인 시티종합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티건설과 중흥건설은 경남 김해시 장유동에서 ‘김해율하2지구시티프라디움’을 공동 시공한다. 아울러 시티건설은 시티종합건설과 함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과 충남 보령시 명천동에서 ‘신진주역세권시티프라디움2차’와 ‘보령명천시티프라디움’을 공동 시공한다.
 
공공택지를 낙찰 받아 자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열사와 공동으로 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한 계열사가 입찰에 참여해 공공택지를 낙찰받으면 다른 계열사 등이 공동으로 시공하는 형태다. 우미건설은 계열사인 우미토건과 충북 청주시 방서동에서 ‘청주동남지구우미린풀하우스’를 함께 짓는다.
 
컨소시엄은 보통 사업 규모가 커 리스크 부담이 높을 때나 정비 사업 입찰 경쟁에서 서로 출혈을 피하기 위해 다른 건설사와 지분을 나눠 구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계열사나 친족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가족회사'를 측면 지원하는 의도도 비친다. 특히 특정 기업집단 밖에 위치한 총수일가 친족회사의 경우 기업공개를 꺼리면서 내부거래 내역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의 컨소시엄 방식을 취할 경우 더욱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계열사나 친족회사에 일감을 만들어주거나 시공 실적을 쌓아주기 위해서 진행되는 편법이라고 지적한다. 건설사들은 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관공서 입찰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면서도 “계열사 등에 일감을 만들어주거나, 시공 실적을 높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사 및 친족회사와 컨소시엄 구성한 건설사.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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