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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차기회장 선임 속도…탄소강 불만 '변수'
포항·광양 양대 제철소장, 후보군에도 못 올라…권오준 4년 소외에 실망감까지
2018-06-10 17:27:31 2018-06-10 17:28:03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속도를 더하는 가운데, 소외되고 있는 철강부문(탄소강) 임직원들의 내재된 불만을 새 회장 후보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 승계카운슬은 지난 5일 4차 회의를 열고 외부에서 추천받은 외국인 1명을 포함한 8명의 후보를 검토, 5명 내외로 압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금주 내로 최종 후보군의 면면이 드러날 전망으로, 4년 전 권오준 회장과 같은 새로운 인사가 막판에 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게 포스코 안팎의 기류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면서 청와대 입김이 제한된 가운데, 비공식적 조건인 포스코 내부 분열 방지가 차기 회장 선임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군에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는 포스코 인사는 오인환·장인화 현 대표이사 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김준식 전 포스코 대표이사 등이다. 이들 모두 포스코 구성원 전체의 지지를 얻기에는 2%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직 인사들 가운데 포항과 광양제철소 소장 출신이 후보군에도 오르지 못했다. 양대 제철소장은 포스코 제품의 생명인 ‘쇳물’ 생산을 책임진다. 탄소강 부문 기술자들은 제철소장 직함을 최고 영광의 자리이자 최고경영자(CEO) 승진의 필수코스로 여긴다. 이구택 전 회장과 정준양 전 회장은 각각 포항과 광양제철소장 출신이었다. 사업 규모와 역할의 특성상 가장 많은 인재가 몰려있는 탄소강 부문은 사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같은 관행을 깬 이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 권오준 회장이었다. 그는 회장 취임과 동시에 기수문화와 순혈주의 등이 포스코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권 회장은 탄소강 부문을  그룹 내 ‘파벌주의’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하고 힘을 빼려 했다. 최대 파격은 지난 1월 단행한 임원 인사였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스테인리스스틸(STS) 전문가인 오형수 부사장이 포스코 심장인 포항제철소장에, 철강사업본부장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출신인 정탁 부사장을 선임했다. 실적 중심의 인사라고는 하지만, 5년간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탄소강 부문 인사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1958년생인 오인환 사장은 주로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장인화 사장(1995년생)은 권 회장과 같은 RIST 출신으로 기술 부문에 특화됐다. 박기홍 사장(1958년생)은 포스코경영연구소(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소장을 지낸 기획통이다. 세 사람은 생산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데다, 리더십과 관련해 추가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식 전 사장(1954년생)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광양제철소장을 역임했고, 기술개발·공정관리는 물론 STS 사업도 맡은 경험이 있다. 경력으로만 보면, 탄소강 부문의 불만을 잘 추스를 수 있는 인사로 적임자다. 다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부담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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