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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 쏠린 눈…20개월 만에 감산완화 기대
국제유가 급등에 산업계 한숨…유화업계 "감산 완화돼야 실적 개선"
2018-06-21 16:45:03 2018-06-21 16:45:0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오스트리아 빈으로 전 세계 산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가 열린다. 글로벌 석유시장의 큰 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등 20여개 주요 산유국이 총출동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20개월 동안 유지된 원유 감산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감산 여부에 따라 업계 실적도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22일부터 23일까지 빈에서 열리는 제174차 OPEC 총회는 상반기 정유화학 업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2016년 11월부터 원유 감산기조로 유지된 석유공급 시장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높다. OPEC은 당시 일일 180만배럴의 감산을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유가 안정을 위한 감산 완화의 목소리가 커졌다. 6월 둘째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4.3달러로, 연초 65.3달러보다 13.8%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도 12.3%, 8.8% 상승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제유가의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유소 휘발유값은 올해 1월 리터당 1544.9원에서 이달 1609.7원으로 4.2% 올랐다. 정부는 지난 11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인상을 우려하며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제유가가 너무 올랐다"며 감산 완화를 에둘러 요청한 바 있다.
 
산업계에서는 특히 정유와 석유화학업계에서 OPEC 총회를 주시한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개선의 바람을 담아 감산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간 유가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실적도 부진했다. 이달 첫째주 싱가프로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5달러까지 떨어졌다. 통상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유도 정제마진이 배럴당 9달러대를 유지한 덕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안정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감산 완화로 정제마진이 배럴당 7~8달러까지 회복되면 올 하반기도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업계도 감산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통상 유가가 서서히 상승하면 원료가격 증가분을 제품가격 산정에 반영할 수 있어 마진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처럼 단기간에 유가가 오르면 원가 인상과 제품값 산정에 시차가 생겨 마진이 악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같은 원가 우위가 다소 약화되겠지만, 그럼에도 유가가 하향 안정화돼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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