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고심 또 고심'
고동진 사장 현지 소비자와 직접 소통
2018-07-18 15:13:18 2018-07-18 15:13:1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한때 20%에 가까운 점유율로 대륙을 호령했지만, 로컬업체들의 성장과 시장 대응 부진이 겹치면서 삼성 스마트폰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스마트폰 사업부문 수장인 고동진 사장은 중국 시장을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 소통하며 해법을 찾고 있다. 고 사장이 중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꼽고 있는 만큼 향후 공격적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 및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사장은 지난 16일 중국 우한에서 현지 유명 블로거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초청해 미팅을 개최했다. 자사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를 좋아하는 모임인 갤럭시 팬파티 형식이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고 사장은 참석자들과 현지 음식을 먹고 갤럭시 최신 제품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9 S펜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는 게임에 사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갤럭시노트9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아직 정식 발표되지 않은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이례적이지만, 중국 시장에 적극적인 구애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공개로 불특정 다수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잠재적 고객 대신 실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리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중국 스마트폰 사업 회복이다. 이는 지난달 열린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의 중요 화두이기도 했다. 중국은 삼성전자가 한때 호령하던 시장이다. 갤럭시S3를 출시했던 2012년 삼성전자는 17.7%의 점유율로 당시 절대강자였던 노키아를 따돌렸고, 2013년에는 점유율이 19.7%까지 상승했다. 중국에 출하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삼성전자 브랜드였다. 하지만 2014년 샤오미 출현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로컬업체들의 가성비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신뢰도 하락과 지난해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 내 반한 감정 고조로 점유율은 급기야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3%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경쟁력 상실은 실적과도 연관된다. 중국 판매법인 삼성차이나인베스트먼트(SCIC)의 1분기 매출은 1조1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8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15.9%로 2016년보다 1.7%포인트 하락해 2015년(15.4%)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을 지난 몇년 간 미주와 유럽시장을 대체할 만한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강화해왔지만 로컬업체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진 결과다. 지난해 단행한 중국시장 개편전략이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조직 책임자를 대거 교체하고 지난해 8월에는 세 단계로 나눠져 있던 영업조직을 두 단계로 줄여 의사결정 체계를 빠르게 변경했다.
 
고 사장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책임지고 회복하겠다" "중국 소비자와 지역 경제에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일관되고 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 라이트 럭셔리'처럼 중국 전용 모델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고 사장이 참석한 갤럭시 팬미팅 같은 모임이 주기적으로 열리는 등 중국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고 사장이 중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꼽으며 챙기는 만큼 공격적인 전략들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로컬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예전의 명성을 찾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