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SK ICT 계열사에 부는 '공유' 바람
SK텔레콤, 누구 API 공유…"협력사·스타트업과 생태계 구축"
2018-07-22 14:10:32 2018-07-22 14:10:3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에도 공유 바람이 불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공유 인프라를 경영철학으로 강조하고 있다.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협력업체와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 등과 함께 사용하며 기업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API 포털을 통해 자사의 주요 서비스 API를 유·무료로 제공 중이다. API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각종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함수의 집합이다. SK텔레콤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 관련 API(실시간 교통정보·다중 경로 안내·경로 최적화 등)와 실시간 영상 및 음성 전송을 지원하는 스마트RTC 등의 API를 제공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의 오픈 플랫폼 정식 버전을 오는 10월 공개할 계획이다. 오픈플랫폼은 개발 언어가 아닌 이미지 기반의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로 구성됐다. 코딩에 대한 지식이 없는 비개발자도 오픈 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API 공유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2일 "API를 오픈하는 것은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나 1인 개발자와 함께 생태계를 만들자는 취지"라며 "API 공유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통망과 IoT 서비스 등 자사 인프라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 '행복 인사이트 시즌2' 결선도 진행했다. 결선 수상자들은 각자의 아이디어와 관련된 부서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SK텔레콤은 수상자들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프라를 다양하게 공유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았다"며 "검토를 거친 후 실제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등상인 수펙스상을 수상한 최나은(24)씨는 "무명 예술가들에게 SK텔레콤 대리점의 인테리어 기회를 준다면 가칭 T월드 고흐점, T월드 몬드리안 점이 나올 수 있다"며 "거리환경 개선과 디자이너와 상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 종로구의 SK 서린빌딩. 사진/뉴시스
 
SK플래닛은 자사 오픈마켓 11번가의 물품·이미지 검색, 상품 추천 등 커머스 관련 API를 종류에 따라 유·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각종 검색 기능이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에게 유용하다. SK플래닛 관계자는 "기업전용 복지몰이나 각종 검색과 결제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 중"이라며 "회사의 주요 서비스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공유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T커머스 쇼핑 기업인 SK스토아는 파트너사에게 사전제작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임대해준다. 또 우수 파트너사를 선정해 상품홍보를 위한 TV·모바일 플랫폼 광고 마케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 ICT 계열사들은 자사의 개발 노하우를 협력사 및 스타트업에게 전수하며 공유 활동을 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유형의 인프라를 갖춘 SK 계열사들도 공유 인프라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우정사업본부와 지난 18일 우체국과 주유소가 결합한 복합 네트워크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체국과 주유소가 전기·수소 충전소 등의 역할도 수행하도록 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와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중으로 수도권의 오래된 우체국 재개발과 전국 혁신도시의 신규 우체국사 개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3500개소에 우체국을 두고 있으며 SK에너지는 3570여곳의 주유소를 운영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포럼에서 "(기업을 뜻하는) 컴퍼니(Company)는 어원이 라틴어로, 함께(cum) 빵(panis)을 나눠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SK의 유·무형 자산이 SK만의 것이 아니라는 신념에 따라 협력사·소비자·사회공동체와 공유해 사회에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