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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예상밖 비은행 자회사 실적에 '희비교차'
KB금융, 증권 등 성장세 기대 못미쳐…하나금융, 하나금투 실적 급증에 '함박웃음'
2018-07-23 16:08:12 2018-07-23 16:08:12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에서 비은행 자회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행마다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 측면에서의 차별성이 없어진 반면 비은행 자회사의 성적표가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105560)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 모두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20%대에 그쳤던 KB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 비중은 올해 상반기 32.4%를 기록했다. KB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2015년 1분기 24.0%까지 하락했으나 2016년 4분기 34.2%를 기록한 이후 7분기 연속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KB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작년 1297억원에서 올해 1528억원으로 17.8%(231억원) 증가했으며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535억원에서 1686억원으로 9.8%(151억원) 늘었다.
 
이처럼 KB금융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수치상으로는 늘었지만 시장 및 KB금융 내부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의 자본은 4조4422억원으로 그룹 내 2위 계열사에 해당하지만 외형에 비해 다소 부진한 실적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발언처럼 2위와의 격차를 30%로 벌리기 위해서는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핵심 자회사인 은행 성장뿐만 아니라 비은행 자회사들의 성장 역시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비은행 자회사 성장에 힘입어 작년 상반기 96.9%였던 은행 비중을 9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KEB하나은행의 순이익이 지주 순이익보다 많았던 문제점도 해결했다.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캐피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5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65억원으로 83.6% 급증했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의 완전자회사가 된 하나캐피탈의 실적 역시 작년 상반기 51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61억원으로 8.7%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2분기 실적(5614억원)이 원화 약세로 인한 환 차손으로 전분기보다 11.1% 감소한 반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캐피탈의 실적은 각각 646억원, 307억원으로 54.4%, 20.5% 급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은 각 금융지주마다 비슷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 같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추세"라며 "비은행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그룹 실적 경쟁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각사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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