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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호 출범 ‘순혈주의·승계카운슬 개선’ 역점둬야
외부인사 CEO 승진 길 열어줘야, 실적은 기본
2018-07-29 17:22:32 2018-07-29 17:22:32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최정우 회장의 포스코호가 출범했다. 그는 지난 27일 ‘함께’라는 새 화두를 던지며 포용의 리더십으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포스코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이 갈 길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 50년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재임기간 내내 그에게 따라붙을 것이다. 관건은 최 회장이 어떻게 이를 장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과 사내 특정 세력 등의 영향을 받지 않은 덕분에 회장에 올라왔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이 지난 27일 포항제철소 2고로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역대 회장들은 일을 추진할 때마다 일부 세력들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준양·권오준 등 전임 회장들은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외부 인사 영입과 계열사간 인사교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전략통으로 불리는 최 회장은 다양한 포스코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과 교류해왔다. 그런 그도 취임 기자 회견에서 외부 전문가를 사업 총괄책임자로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사업적 마인드를 가진 전문가를 영입해 (이제까지의) 포스코와는 다른 좀 더 진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서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포스코 사람들은 (사업을 추진할 때) 철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해 신성장 사업에서 많은 실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엔지니어들이 회장을 많이 하면서 여러가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술이나 공정이 제철소에 잔존하고 있다. 경제성이나 상업적 측면에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그의 작심발언은 포스코맨들에게 다소 위협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100년 포스코의 새로운 출발은 어려울 것이라는 최 회장의 절박감도 담겨 있다.
 
최 회장이 제도 마련에 참여했고, 자신을 회장으로 만들어준 승계카운슬의 개선책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포스코 승계카운슬은 어쨌건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최 회장도 “개선점이 있는지 이사회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이는 외부인사 영입과 연결된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업체인 포스코에서도 이젠 외부 인사가 회장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그런 분위기 속에 최 회장이 낙점됐다”면서 “비철강인이 당장 회장이 될 순 없다고 해도 외부 인사가 포스코에 입사해 3년여 정도 일하며 능력을 입증하면 내부 후보군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이 이뤄내야 할 과제는 실적이다. 조직을 초일류 기업으로 바꾸고, 인사를 평등하게 한다고 해도 실적을 내지 못하면 CEO로서 자격이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따른 각국의 통상 공세로 하반기는 포스코도 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 회장은 반드시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면서 “전임 회장이 추진해온 신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 일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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