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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학생 파마·염색 자유화도 추진"
개별 학교 공론화 권유…'편안한 교복' 정책 병행
2018-09-27 12:43:39 2018-09-27 12:43:3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중·고등학생의 두발 길이뿐 아니라 파마·염색 등 상태까지 자유화하기 위해 공론화를 추진할 것을 선언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오전 10시쯤 시교육청에서 '서울학생 두발 자유화를 향한 서신'을 낭독했다. 낭독에 앞서 서신은 이날 공문의 형태로 서울에 있는 일선 학교들에 발송됐다.
 
조 교육감은 "이번 '서울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두발의 길이를 포함해 그 외 두발 상태에 대해서도 자유화를 실현해 학생의 민주적인 자율적 생활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 과정은 학교 현장에서 충분히 숙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발자유화 공론화 과정’은 학생이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자기 결정권이 있는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자각하는 기회"라며 "규율이 있더라도 부모와 학교가 강요하는 타율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합의하는 자율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언은 서울시학생인권조례에 명시된 복장·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구현하는 구체적 조치로서, 학생의 자기결정권을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려는 취지다.
 
시교육청은 학생 두발의 길이·염색·파마 등 두발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화할 것을 지향한다. 두발 길이는 완전 학생 자율로 맡기고, 두발 상태 역시 학생 자율로 맡기는 것을 지향하도록 긍정적 권유를 하되, 오는 2019년 상반기까지 학교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안내한다.
 
이번 선언 이후 두발 자유화가 돼있지 않은 학교는 내년 1학기까지 학생생활규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진지하고 심도 깊은 공론과 의견수렴 과정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특히 학생 의견을 적극 존중하며 학생이 민주적 효능감을 체험하도록 교육적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한다. 조 교육감은 "최소한 학생 모두가 절차에 참여했으면 하고, 반영 비율은 개인적으로 50% 이상됐으면 좋겠다"며 "각 구성원의 비율 적시 여부는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두발 자유화 선언의 적기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두발 길이를 자유화한 학교가 서울 전체 중·고등학교의 84.3%나 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15.7%는 길이를 'cm' 등 구체적인 단위로 명시했지만, 대다수 학교는 '단정한 두발' 등 추상적인 규정에 머무른다는 설명이다. 일부 학교에서 염색·파마를 자율화한 사례를 봐도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시교육청 판단이다.
 
다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두발 규정 등 학칙을 학교 자율로 명시하기 때문에, 시교육청 역시 최종 판단을 학교에 맡긴다. 공론화 결과가 두발 규제로 도출된 학교에 대해서는 자유화를 다시 추진하도록 거듭 설득하겠지만, 규제가 공론화를 통해 합의·협의적으로 정해진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한편 시교육청은 현재 ‘편안한 교복’ 공론화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교복의 경우, 두발보다 사안이 복잡하다는 점을 감안해 공론화를 2단계로 진행한다. 올해 말까지 학생·학부모·교사·시민으로 이뤄진 시민참여단이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한 뒤, 시교육청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학교에 안내한다. 이후 내년 상반기에는 개별 학교에게 내부 공론화를 요청한다.
 
학교단위 공론화 과정과 규정 개정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면, 내년 하반기부터 진전된 두발 자유화가 실현되고, 편안한 교복의 경우 디자인·구매 절차 등 준비과정을 거쳐 오는 2020년 1학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과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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