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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유·조·차'…믿을맨 '반도체'도 호황 막차
전자·차·조선·석화·철강·통신 6개 업종 24곳 실적 분석…반도체 빼면 이익률 '뚝'
2018-10-26 07:00:00 2018-10-26 07:00:00
[뉴스토마토 황세준·양지윤·김진양·박현준 기자] 유(석유화학), 조(조선), 차(자동차)의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극심한 수익성 악화로 생존마저 걱정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25일 <뉴스토마토>가 전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철강, 통신 등 6개 업종별 주요 상장기업 24곳의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 동기(12.4%)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반도체가 속한 전자업종을 제외하면 평균 영업이익률은 5.2%에 그쳤다. 실적이 부진한 '유·조·차'만 놓고 보면 4.1%에 불과하다.
 
 
반도체의 질주는 계속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7조5000억원으로, 이중 13조원가량이 반도체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도 6조4724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지난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슈퍼 호황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이 위협 요인이다. 중국은 이미 같은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을 꺾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자동차의 경고등은 적신호로 바뀌었다. 현대차는 3분기 1.2%의 영업이익률로,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 측은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으나, 주요 전략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의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자동차부문만 놓고 보면 사상 처음으로 25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북미에서 77만5000대, 중국에서 114만2000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각각 68만6000대, 78만5000대로 판매량이 급감했고 올해에는 미·중 무역분쟁마저 더해지면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부진에 자동차업종은 2.4%의 영업이익률에 그쳤다. 예년은 물론,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2.7%)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석유화학은 7.1%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자동차보다는 높지만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매출은 1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9.1% 감소했다. 전형적인 수익성 악화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에서 뽑아내는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값도 함께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됐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이 떨어져 마진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호황이 사실상 끝났다는 진단도 나온다.  
 
조선은 영업이익률이 0.4%로, 여전히 암흑 터널에 갇혀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6.9%, 92.1% 급감했다. 한국 조선의 월간 수주량이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수주가 살아나고 있지만, 과거 주력사업 중 하나였던 해양플랜트 시대는 막을 내렸다.
 
통신도 지난해만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1.8%, 7.6% 줄었다. 출혈 경쟁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인한 무선사업의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IP)TV가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해 무선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은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8.7%, 27.7% 늘었다. 다만 업체별 수익성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36%, 12.9% 늘어난 반면 동국제강은 32.8% 줄었다.  
 
황세준·양지윤·김진양·박현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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