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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의 ‘이유있는 변신’
역별 개성 살려 단순 교통시설 탈피, 시민 편의 제공
2018-11-12 12:03:11 2018-11-12 12:03:27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하철역이 단순히 전동차 탑승을 위해 이용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의 개성을 반영한 시민 편의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1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7호선 반포역 지하 1층에 디지털 시민 안전체험관, 지하철 안전 홍보관, 헬스라이프 케어존을 문 열었다. 디지털 시민 안전체험관은 각종 재난상황을 체험하고 안전상식까지 배울 수 있다.
 
가상현실(VR)을 통해 지하철역 승강장 화재, 터널에서 운행 중인 열차 내 화재 등 지하철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화재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체험할 수 있다. 소화기와 방독면, 자동제세동기 같이 평소 보기만 하던 응급용품과 안전장비를 실제로 사용해보고 심폐소생술을 익힐 수 있다. 기관사 양성용 전동차 운전 체험기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조해 운전방식별로 체험할 수 있다.
 
지하철 안전 홍보관은 지하철 건설, 운영, 사고, 안전 시스템, 미래 안전시스템, 게임 등 7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하저 터널 지하철 구간의 입체단면도와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구조모형을 볼 수 있다. 궤도 실물, 시대별 전동차 모형과 서울 지하철 사고 유형도 연대별로 전시하고 스마트 안전 통합상황실, 승강장 안전문 관제 시스템 등 안전 시스템도 볼 수 있다. 안전 체험 오락기도 마련했다.
 
헬스라이프 케어존은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피트니스 센터, 스터디 카페, 여행사 운영 여행 정보 카페, 무인 세탁소가 입점했다. 반포역 주변의 특징이 주거 밀집지역이라는 것을 착안해 활성화되지 못했던 역 상가를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개발했다. 아이들 공간인 ‘키즈짐’도 입점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반포역 외에도 각 지하철역의 특성에 맞게 테마를 정해 역사공간을 새로 조성하고 있다. 월곡역은 과학테마역사 ‘사이언스 스테이션’으로 강연장, 리빙랩(바이오의료 홍보), 한국을 빛낸 과학 기술인 관련 이미지를 설치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과학 스토리텔링 및 강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학로 공연 메카인 혜화역은 연극테마역사로 건축가, 연극협회 등이 참여해 인근 연극 홍보 모니터와 티켓박스를 운영한다. 개장 당시부터 메트로미술관 테마로 꾸며져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경복궁역은 시설을 보강하고 시민이 만족할만한 수준 높은 작품 전시를 늘리고 있다. 녹사평역은 원형대합실, 유리돔의 자연채광 등이 특징인 역사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예술 테마역사로 조성했다.
 
인근에 가산디지털단지가 위치한 가산디지털역은 정보기술(IT) 허브인 G밸리를 상징하는 전시물을 설치해 문화쉼터공간으로 바뀌었다. 2호선 성수역은 수제화 테마역으로 공동매장 입점주 등과 협력해 신상품 전시, 판매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쌍문역은 아기공룡 둘리를 탄생시킨 김수정 작가 등과 함께 기둥과 계단, 화장실에 둘리 캐릭터를 부착하고, 출입구에 둘리와 친구들 조형물을 설치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개별 역사의 테마 공간을 조성하고 기존 테마역사의 활용도를 높이며, 인근 테마역사 4∼5곳을 묶어 테마별 관광벨트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역마다 그 지역의 개성이 드러나는 역으로 만들고 있으며, 단순히 교통시설을 넘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반포역 디지털 시민 안전체험관에서 한 시민이 재난상황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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