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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위스키업계, 맥주사업 기웃
골든블루·디아지오 사업다각화…내년 수입맥주 정면대결
2018-11-13 14:59:32 2018-11-13 14:59:42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위스키 시장이 10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업계가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위스키 도수를 낮추고 음용층을 40~50대에서 20~30대로 낮추려는 노력과 함께 수입맥주 시장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맥주 시장 내 수입맥주 점유율이 2012년 3.4%에 불과했던 데서 올해 20% 이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점도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은 10년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출고량은 2008년 286만 상자(9L 기준·500mL 18병)에서 지난해 158만 상자로 감소했다. 40도 미만의 저도 위스키 시장은 성장했지만 정통 위스키 판매량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상자 밑으로 떨어지며 전체 시장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업체들은 위스키 외 다른 사업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며 1순위가 '수입맥주'가 되고 있다. 국내 위스키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골든블루가 최근 선보인 칼스버그 전용잔 패키지 제품. 사진/골든블루
 
토종 위스키로 시장 선두까지 도약한 골든블루는 올해 5월부터 세계 4대 맥주 회사 칼스버그 그룹의 프리미엄 라거 맥주 '칼스버그'의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톱 5위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골든블루는 수입맥주 유통사업을 통해 종합주류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칼스버그는 세계 최초로 순수효모배양법을 개발해 라거 맥주의 대중화를 이끈 세계 4대 맥주회사에서 생산하는 맥주이자 덴마크 왕실의 공식 맥주이기도 하다. 
 
골든블루는 판매 채널별, 지역별, 계절별로 다양하고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통해 칼스버그를 수년 내 '톱 5' 수입맥주로 육성시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부 조직을 칼스버그 맥주 중심의 영업조직인 B&S 영업본부로 확대·개편하고 전담 신규인력도 확충했다.
 
골든블루는 지난 5월 '칼스버그'의 500ml 캔 제품 판매를 시작으로 최근엔 병, 생맥주 등 전체 포트폴리오의 본격적인 유통 판매에 돌입했다. 특히 수입 맥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마트, 편의점 등의 채널 확대에 주력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갈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 중이다. 올해 서울과 부산에서 팝업스토어도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판촉활동도 이어갔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주요 판매 유통전략은 수요가 많은 가정용 시장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고 나아가 골든블루의 업소 영업망을 통해 다양한 업태에 칼스버그를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스키 시장 전통강자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맥주 시장 공략 강화를 선언했다.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초 기대해도 될 대형 신제품(맥주)을 출시하겠다"며 "수입맥주(인터내셔널 비어) 시장이 계속 두 자릿수 이상으로 크고 있고, 앞으로도 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주력 제품인 위스키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성장하는 수입맥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가 출시를 고민 중인 맥주는 아일랜드 비어로,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다. 흑맥주가 아닌 라거나 IPA 종류로 알려졌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기존에도 국내 흑맥주 점유율 1위인 기네스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기네스는 흑맥주 판매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내년에는 맥주 신제품 추가 론칭을 통해 수입맥주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위스키 시장 침체가 김영란법 시행, 주 52시간 근무제 등 악재가 이어지며 당분간 회복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거세진 혼술 열풍과 수입맥주 공세에 위스키업체들도 편승하는 분위기고 이같은 사업다각화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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