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수도권 알짜 매물 사들이는 중견건설사
공공택지 사업 줄어든 탓…빌딩·부지 사들여 먹거리 확보
2018-11-13 15:28:36 2018-11-13 15:50:14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잇따라 부지와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공공택지 사업이 줄어든데 따른 생존전략으로, 장기적인 일감 확보와 수익 다각화 차원의 행보로 보여진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올해 서울 영등포의 알짜 부동산을 매입했다. 지난 7월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5에 위치한 로이빌딩 매입 계약을 마쳤으며, 올 초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부지도 사들였다. 이곳에는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영등포 로이빌딩, 삼성생명 안양 평촌사옥 등 다수 부동산을 확보했다. 앞서 반도건설은 2016년 옛 안양경찰서 부지를 매입한 후 350가구 분양에 나서기도 했다. 비슷한 목적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디벨로퍼 회사로 불려오는 엠디엠(MDM)도 서울 개발부지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의 대치동 본사 매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서울 광진구 화양동 동아자동차운전학원 부지도 낙찰받았다. 이 땅은 디앤에스자산개발이 3500억원에 입찰했다가 취소된 부지로,  대지 면적이 3만8186㎡(약 1만1571평)나 돼 개발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엠디엠은 3050억원에 이 땅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서울우유 용인공장 부지 확보를 위해 입찰예정가보다 250억원 높은 1600억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1세대 디벨로퍼 정춘보 회장이 이끄는 신영도 부지 매입에 적극적이다. 신영은 올 6월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를 꾸려 문화방송(MBC) 여의도 부지를 6010억원에 사들였다.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지난 5월 신영, NH투자증권, GS건설 컨소시엄이 여의도 MBC부지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다. 이 부지에선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및 아파트 등 복합시설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아울러 신영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소재 펀스테이션 건물 및 부지를 1072억원에 낙찰받고 주상복합 분양을 계획 중이다. 
서울 용산구 유엔사 부지(중앙 녹지) 사진/뉴시스
 
일레븐 건설은 올해 용산 유엔사 부지를 매입했다. 일레븐 건설이 유엔사 부지를 매입하는 데 들인 돈은 모두 1조552억원으로 3.3제곱미터당 6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지는 주거·상업·업무·문화·호텔로 이뤄진 복합단지를 조성할 전망이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시티건설은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언주로107길 7(역삼동 655-12), 언주로 559(역삼동 654-4), 언주로 555(역삼동 654)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매입, 아파트나 오피스텔로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가격은 각각 208억원, 258억원, 358억원으로 총 825억원이다. 
 
이같은 중견 건설사들의 행보는 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 등 공공택지 일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사업성이 보장되는 장기적인 먹거리 확보에 나서기 위함이다. 정부가 후분양제를 시행하는 민간 건설사에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대형건설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는 위험 부담이 커 참여기회가 적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하는 택지지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일감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 빌딩, 토지 매입은 건설사들의 든든한 밥줄 같은 것"이라며 "입지가 좋은 토지나 빌딩을 매입해 직접 개발사업에 나서는 방안이 여러모로 추후 사업성이나 수익성으로 봤을 땐 이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알짜 사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 질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