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자원개발사업 성공 요소는 '기다림'
결과 얻기 위해선 최소 10년 노력해야
2018-11-29 17:24:28 2018-11-29 17:24:28
[호주 필바라=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지난 14일(현지시간) 찾아간 서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 로이힐(Roy Hill) 광산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자원개발사업의 성공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기다림을 즐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짧은 답변이었지만, 그 속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었다. 자원개발은 착수부터 사업화까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성공만하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려면 눈앞에 닥친 상황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마라톤 42.195km를 뛰듯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나가라는 것이다.
 
로이힐 광산 전경. 사진/로이힐
 
로이힐 광산만 해도 철광석을 캐내기까지 무려 63년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걸렸다. 회사 오너인 지나 라인하트 핸콕 프로스펙팅 회장의 부친 랭 핸콕 선대회장은 1952년 11월22일 처음 이곳을 발견하고 호주 정부로부터 채굴권을 따냈다. 하지만 직접 광산 개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1992년 별세했다. 자리를 이어받은 지나 회장은 이듬해인 1993년 로이힐 사업성 검토에 착수했고, 2010년 개발을 결정했다. 포스코 등의 참여와 도움으로 사업에 착수, 2015년 11월22일 첫 채굴한 철광석을 열차에 실어 보냈다.
 
외부인들의 곱지않은 시각은 자원개발사업에 늘 따라붙는 반응이다. 라인하트 회장은 로이힐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수많은 비관론과 부정적인 여론을 감내해야 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로이힐·필간구라 투자 사업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 코드에 맞추기 위해 실패가 뻔히 보이는데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었고, 유력 인사의 정치자금 마련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다.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 최고경영자(CEO)와 켄 브린스덴 필바라 CEO도 이같은 한국의 상황을 자세히 파악한 듯, 기자들이 관련 내용을 질문하자 진실이 심각하게 왜곡되었다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두 사업 실무를 초기부터 담당했던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 사무소장과 이성원 사업기획PJT팀 팀장은 "지금은 사업화되어서 웃으며 말하지만 당시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한 소장은 “임직원들이 끈기와 인내를 갖고 매진한 결과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성과를 올렸다”면서 “자원개발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목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런 열정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 팀장도 “처음 필간구라에 왔을 땐 포스코 소속이라고 해도 미팅조차 거부할 정도로 천대를 받았는데, 지금은 유력 고객으로서 최상의 대접을 받을 만큼 위상이 커졌다”면서 “리튬 사업, 더 나아가 2차 전지산업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안정적인 리튬정광 공급선을 확보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호주 필바라=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