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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광산에서 배운다…"직원 미래는 무한책임"
로이힐, 교육 통해 미래까지 담보…"한국 실업 해결할 모범사례"
2018-11-30 15:28:21 2018-11-30 15:28:21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우리는 혁신을 배우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 퍼스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임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책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로이힐 광산을 비롯해 호주의 광산산업이 다른 산업과 다른 점은 끝을 알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통상 25~30년인 광산사업의 수명은 직원들의 인생을 책임지기에는 미흡하다.
 
서호주 필바라 지역에 위치한 로이힐 광산 드릴링 관제실에서 직원이 엑스박스 콘트롤러를 이용해 모니터 화면에 보이는 무인 드릴링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채명석 기자
 
로이힐은 보완 수단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격증 취득 교육이다. 분야의 제한 없이 직원들이 원하면 어떤 것이든 공부할 수 있도록 금전적으로 지원한다. 자격증을 취득해 그 지식을 회사 업무 혁신에 활용토록 한다는 것이 1차 목적이지만, 가족·도시와 동떨어져 광산에서 거친 일에만 매달리고 있는 직원들의 정서적 불안을 개선한다는 2차 목적도 크다. 길게는 직원이 일을 그만두거나, 향후 로이힐이 문을 닫은 뒤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잃었을 경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 CEO는 “로이힐 광산에 근무하고 있는 200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최근까지 70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격증 취득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1000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들 개인의 삶은 물론 로이힐이라는 회사의 구성원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 사무소장은 “로이힐이 운영하고 있는 직원 복지제도는 광산업 이외의 분야에서도 직원들이 직장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측면도 고려되었다”면서 “한국의 시각으로 보면 그건 국가가 할 일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호주 기업들은 직원들의 퇴사 이후의 삶까지 책임진다는 의식이 보편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제네럴모터스(GM)와 같은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면 미리 직원들에게 일정 수준의 교육을 실시해 다른 분야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해 충격을 최소화한다.
 
한 소장은 “한국은 실업문제가 갈수록 심각한데, 업종이 다른 분야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제약과 견제가 크고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에 대한 극심한 차별의식이 문제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기업들이 진행하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 대부분이 회사 업무 역량 향상이라는 목적에만 치우쳐 있는데, 호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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