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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시장, '안전' 중심 재편성…빅4 점유율 감소
중소기업 진출, 제품 다양화…"소비자 선택권 넓어져"
2018-12-09 06:00:00 2018-12-09 06:00:00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지난해 3월 시작된 '생리대 파동' 논란 이후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커지며 생리대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형사가 과점했던 시장에서 다양한 중소 제품들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은 유한킴벌리(57%), 엘지유니참(21%), 깨끗한나라(9%), 한국P&G(8%)로 4개 업체가 약 95%를 차지한 과점 구조였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약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한국P&G가 국내에서 생리대 시장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점유율은 더 하락할 전망이다.
 
4개 업체의 점유율이 감소한 만큼 유기농 생리대 등을 앞세운 중소업체들의 자리는 넓어졌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생리대 생산실적' 중 생리대 생산 상위 5개업체(4개업체·웰크론헬스케어)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1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면 생리대 업체는 지난해 61억2663만원으로 2016년 21억2456만원에서 약 3배 증가했다.
 
마트에서 생리대가 판매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같은 생리대 시장의 변화는 생리대 파동을 겪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달라지면서 발생했다. 생리대 파동이 점유율 3위를 가져갔던 '깨끗한나라' 제품에서 시작된 만큼 대형사의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과거 생리대 광고에서 흔히 강조했던 '착용감', '흡수력' 대신 '안전성'을 생리대 선택의 최우선 가치로 두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 위생용품 전문 브랜드 '콜만'이 지난 8월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생리대 파동 이전 소비자들의 생리대 선택 기준 1순위는 '착용감'이었으며 2순위가 '흡수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생리대 파동 이후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커버', '흡수체' 등 안전한 성분이 가장 우선시됐다.
 
시장에서 면 생리대, 유기농 생리대 등 제품이 다양해지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중소 업체들 만큼 대형업체들도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면, 친환경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유한킴벌리는 유기농 생리대 '라 네이처'를 출시했으며 깨끗한나라는 지난 8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순면 커버 생리대 '메이앤준'을 출시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시장에서 독과점이 낮아지며 여성들이 각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생리용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면생리대 시장이 확대돼, 건강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작은 규모 업체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허술한 관리시스템을 틈 타 문제되는 제품이 발견된다"라며 "완제품의 안전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필요는 있다"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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