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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해 넘겨도 노사문제로 발목…수익성 개선 고민
사측, 택배기사들에 86건 고소하며 파업여진 지속…저가정책 방침 한계 지적도
2019-01-09 16:58:25 2019-01-09 18:04:3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J대한통운 노사갈등이 해를 넘겨서도 여진을 이어가고 있다. 새해에도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과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부담을 걱정하는 사측의 입장 차이가 지속될 분위기다. 노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자칫 연초 택배 성수기와 명절 특수를 놓칠 경우 올해 수익성 개선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9일 물류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CJ대한통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000억원대, 7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9%, 영업이익은 약 16% 오른 수치다. 앞서 CJ 대한통운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308억1800만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자동화 물류공정의 본격 가동에 따른 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택배차량들이 물류창고에서 화물 상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올해 1분기와 상반기 전망이다.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CJ대한통운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회사는 국내 물류시장의 48.5%를 차지한 업계 1위였다.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 등 약 1만여 고객사와 계약해 국내 택배화물 18억4700만개 가운데 8억9600만개를 처리했다. 지난해 말부터 화주들과 운임 인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운임은 박스당 1940원대로 동종업계 평균(2200원대)보다 200원 이상 낮다. 올해 운임을 올리고 업계 1위 기업으로서 영업을 확대한다면 지난해보다 수익 나아지리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려가 깊다. 사측과 택배기사들의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7일에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과 전국택배연대조합은 광주광역시 북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노조 죽이기'가 도를 넘었다"며 회사 경영진을 비판했다.
 
2013년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후 벌어진 주요 파업만 열거해도 2013년 총파업, 2015년 울산 총파업, 2018년 파업 등이 있었다. 회사 경영진은 그간 10여건의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추진,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했으나 택배기사들은 처우가 뒷전에 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위탁대리점들은 지난해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 중 74명과 86건의 고소를 진행 중이다. 새해에도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한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 파업 때도 물류대란 우려로 CJ대한통운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것처럼 택배기사와의 대립각은 운임 협상에서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1분기에는 연초와 명절 성수기가 예정됐지만 택배기사들이 사측과 반목할 경우 CJ대한통운이 강점으로 내세운 '안정적 서비스 유지' 효과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정책을 고수한 택배시장의 비용절감 방침이 한계에 왔다"며 "CJ대한통운의 수익성 개선을 전망하지만 노사갈등은 불안요소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전체 1만7000명의 택배기사 가운데 지난해 파업에 참여한 숫자는 1% 미만이며 노사갈등은 알려진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며 "안정적이고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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