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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소환 D-1',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검찰
조사용 질문지 최종 검토…전직 대통령 소환 당시에 준하는 안전조치 마련
2019-01-10 16:09:14 2019-01-10 18:08:2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소환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중앙지검은 종일 조사 대비에 분주했다. 청사 중앙현관 앞 계단 근처에는 여러 언론사들의 중계차량이 빽빽이세워져 있으며, 앞 광장에도 천막 형태의 야외용 중계 부스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그간 확보한 물증과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질문지를 작성·수정하면서 마무리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조사량이 방대한 만큼 질문지만도 분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소환에 앞서 지난 7일과 8일에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을 재소환했다. 지난해 말에는 김용덕, 차한성 전 대법관을 소환해 수사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내 수사팀 외 다른 수사 부서의 소환 조사를 최소화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당시에 준하는 안전조치를 취했다. 조사 당일에는 검찰청사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출입증을 패용한 직원과 취재 허가 비표를 받은 취재진만 통행이 허용된다.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이 모두 청사 밖으로 이동되고, 드론 촬영도 전면 금지된다. 검찰은 소환 당일 주변에서 관련한 시위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이를 위한 안전조치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검찰청사와 대법원 주변에 경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당일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날 밝혔다. 아직 대법원과 공식적인 협의가 안 된 상태지만, 대법원 정문이나 동문 앞에서 입장을 발표한 뒤 다시 차량에 탑승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일 오전 서울 서초 4거리 등 대법원 청사 주변은 매우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여러 시민단체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출석 시간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신청한 상태다. 전국공무원조합 법원본부도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진입한 뒤 청사 중앙현관 앞에 내린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이 미리 마련한 포토라인에 잠시 설 것으로 보이지만 취재진의 질문을 받거나 별도의 발언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 안으로 들어온 뒤에는 중앙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 조사실로 이동하게 된다.
 
조사실에서는 실제 수사를 담당한 부부장 검사 등 2명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게 된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검사 출신인 최정숙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가 옆자리에 배석해 그를 방어할 예정이다. 최 변호사 외 변호인단 중 1명이 함께 출석해 최 변호사와 교대로 조사에 입회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요청이 없는 한 밤샘조사는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조사할 사항이 워낙 많아 당일 자정까지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조사를 마친 뒤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 시간까지 고려하면 양 전 대법원장이 귀가하는 시간은 12일 새벽이 될 수도 있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최종 책임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출석 하루 전인 10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여러 언론사들의 야외용 중계부스와 취재차량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최기철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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