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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리스크 모니터링" 하나·DGB금융 주시하는 당국
DGB, 행장 인선 놓고 내홍 장기화…하나, 함영주 행장 ‘재판’ 변수
2019-01-17 20:00:00 2019-01-17 20:51:35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진 교체 이슈가 있는 하나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자 차기 회장 후보자인 은행장 선임을 두고 지주사와 은행간의 내홍이 불거지거나 검찰 수사 등 지배구조 리스크 요인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 박인규 전 지주사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불명예 퇴진한 후 행장 공석이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김태오 회장이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지주사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다가, 은행장을 겸임하겠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대구은행장 인선이 내홍이 심하되고 있다.
 
DGB금융 이사회에서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며 김 회장의 겸직을 제안하고 있지만, 은행장 임추위를 구성하는 대구은행 이사회가 이미 김 회장의 행장 겸직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김 회장의 은행장 자격을 심의한다. 회장-은행장 겸직안이 부결되면 DGB금융은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겸직 안건을 주총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KB·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을 지적하며 지배구조에 적극 개입했던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DGB가 전현직 임원들이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관리 자체가 무너졌었지만, 새 경영진을 꾸려서 지금은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배구조 내규에 따라야 하는게 올바른데 (회장·행장 겸직의 명분으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DGB금융은 지주사 회장의 '제왕적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은행 이사회가 은행장을 선임하도록 지배구조 내규를 개편한 바 있다.
 
현재 KB·신한·하나·농협·우리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지주사 회장이 행장을 겸하는 곳은 출범한지 일주일이 안된 우리금융 한 곳뿐이다. 당국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회장·행장 분리를 요구해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후임을 결정해야 한다. 최근 하나금융은 함 행장을 하나금융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재선임하면서 함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통상 지주사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이 행장직을 겸임하는 것이 관례이다.
 
문제는 함 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국 관계자는 "함 행장에 대한 재판 진행상황이 이제 4번째 공판을 지난데다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연임 가능성에 대한 추측만 나오고 있어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지만, 인선 절차가 본격화 되면 지배구조 내규 이행 사항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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